봄, 어김없이 한해 농사는 시작되고 있지만 UR타결이후 우리의 농촌엔 {방황하는 농심}들로 가득 널려있다.농어촌발전계획도, 그 무슨 대책들도 농민들의 피부엔 절실히 와닿지 않는오늘.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꼬"하는 농민들의 깊은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UR협상이 국회 비준만을 남겨놓고 있는 지금, 농민들은 곧 밀어닥칠 수입 농산물들이 대대로 이어져 오던 우리 농업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에 걱정을 넘어 허탈스런 눈빛들이다.
이 안타까운 심정을 반영하듯 요즘 성주지방에는 멀리는 강원도서부터 경기,전남북, 충남북등 전국 각지서 수많은 영농단체와 독농가들이 비교적 높은소득을 올리고 있는 하우스농업을 배우기 위해 몰리고 있다.성주군 농촌지도소에는 1월14일 전남 영광에서 온 41명의 농민을 시작으로지금까지 불과 3개월사이 강원도 원주, 전북 정읍, 전남 해남 광주, 충남북등타시도 지역은 물론 도내서도 영일 경주 선산 상주 김천 문경등 곳곳의 농민들이 무려 8백명이나 다녀갔다. 또 지역농가에 개별적으로 찾아 기술자문등영농상담을 한 인원까지 합치면 모두 1천여명으로, 이같은 방문인원은 지난한해 방문인원과 맞먹고 있다.
이들은 올해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간 육묘공장과 현재 건설중인 과채류시험장,참외 수박재배 현장등을 집중 방문하고 있고 보고듣는것 마다 또박또박 메모하는등 높은 관심들을 쏟고있다.
농민들은 왜 먼길에 시간과 경비를 허비해 가면서 이곳까지 와보고 있는 것일까. 이는 한마디로 농민들이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지를 여지껏 결정을 짓지 못한채 보헤미안처럼 방황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농촌지도소와 지역농민들은 방문객들 때문에 많은 일손도 빼앗기고 또 귀찮기도 하지만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이들을 따뜻이 맡고있다.성주군 농촌지도자연합회 이옥수 회장은 "일본 현지업체에 한국사람이 방문하면 머리가 쭈뼛해지고 어느새 기술을 배워간다는 말이 있듯 이곳을 찾은 농민들을 보면 우선은 반갑고 안타까운 마음 절반이고, 장차는 재배기술 확산으로 과잉생산까지 이어질까봐 걱정도 절반인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지도소 원예계장 이상건씨(51)는 "지역의 참외재배농가 끼리도 각자 축적된노하우가 있고 이를 서로 잘 알리지 않는것이 현실인데 외지 농민들은 이같은 실정도 모른채 한두번 현장 방문으로 금방 기술을 배울 것으로 기대들을하고 있는 것같다"고 딱해했다.
지난2일 충북 보은에서 일행 40명과 함께 성주에 견학온 박정철씨(56)는 "행정 당국이 UR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산나물재배, 토종닭사육, 사과.배단지조성,시설원예 확대등 전국 모든 지역이 거의 비슷비슷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불만을 토로했다. 또 이날 선산군에서 온 이경진씨(60)는 "농사철은 닥치고답답한 마음에 성주 참외와 고령 딸기 단지를 보기위해 왔는데, 조금도 맘이시원치 않다"며 "소득보장도 되지않는 농업에서만 농촌문제를 해결하겠다는중앙정부의 발상 자체도 문제"라며 사고의 대전환을 주장했다.(성주.장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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