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자당이 마침내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계획서 수정을 둘러싼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손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긴급 당정은 UR수정을 둘러싸고 갈수록 경색되고 있는 정국의 위기국면을 그대로 방치할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할수 있다.
지난해말 쌀시장 개방으로 야기된 위기상황과는 정도는 다르지만 성격상 예민한 농촌문제가 걸려 있고 야당이 정권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짐에 따라 지난연말과 유사한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일선에서 국민을 상대해야하는 입장에서 정부가 농민을 속였다는 야당주장이먹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간과할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민주당이 오는 9일을 시작으로 본격 장외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불길할수 밖에 없는 처지다.
정부 여당으로서는 북한 핵에 대한 정책이 오락가락함으로써 국민의 불만이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UR사태까지 불거져나와 심각한 국론분열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현실을 뒤늦게나마 제대로 진단 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급기야 김영삼대통령이 먼저 호통을 치기 시작한 것도 당정을질겁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이회창국무총리를 비롯, 전국무위원을 부른 자리에서UR수정과 관련, [문민정부의 강점은 진실을 말하고 떳떳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부재중 불거져나온 이번 사태에 언짢은 심기를 나타냈다.이런 맥락에서 당정의 이날 모임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UR사태를 둘러싼부정적 여론을 시급히 돌려놓기 위한 수습책마련에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무엇보다 그동안 정부측이 되풀이해온 {국익을 위해 유리하게 해석,수정안을 제출했고 상당히 얻은 것이 많다}는 면피성 해명을 크게 수정하는획기적인 수습책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난제}를 앞에 놓고 당정의 전문가끼리 모여앉아 속시원한 해결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들은 회의에서 UR협상의 전과정을 분야별로 면밀히 검토한 후 종합토론을거쳐 가장 효과적인 수습책을 논의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UR협정타결때보다 국익에 유리하게 됐다는 정부측의 천편일률적 해명을 뛰어넘어 일련의 협상 과정을 소상히 공개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솔직히 시인, 사과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정은 나아가 연찬회 결과를 바탕으로 대국민 설득자료를 마련하는 한편 특히 UR국회비준을 앞두고 참석의원들을 중심으로 언론기관기고및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등을 통해 UR관련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홍보활동에 적극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