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지난 2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승인함으로써 그동안 암울한 생활속에서 전전해오던 모든 게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다시말해 현사회가 지금껏 암적인 요소로 오히려 주위를 수치스럽게 했던 게이는 이제 차별을 두어야하는 별종이 아니라 주어진 자신의 천성을따르는 자연의 한 부분으로 각자의 권리를 누리며 마땅히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수년간 동성연애자들의 결혼과 자녀입양을 위해 투신해온 이태리 게이협회회장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여 존재하고 있음을 드디어 세상이 인정했다]며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는데 유럽의회뿐 아니라 그에 동의하는 많은 나라들이 이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의 재미있는 한 통계에 의하면 (93년 9월과 94년1월사이)3천1백26명의 가톨릭성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중 수녀 3분의1과 신부 5분의1이 동성간의 결혼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고 최근 영국의회는 법적제재를 받지않는 게이의 육체관계연령을 현 21세에서 18세로 내리는 법안을검토중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게이에 대한 시각이 점차 긍정적인 차원으로 기울어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의 본국인 이태리는 이와 상반된 현상을보이고 있다.
54%동성결혼반대에 불과 15%만이 이들의 자녀입양에 찬성하고있다 (반대80%).즉 부모가 게이인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녀는 결국게이로 밖에는 될수없다는 것이다.
94년을 특별히 가정의 해로 정해 가족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고 있는 교황요한바오로 2세는 [자고로 결혼이란 남녀가 결합해야하는 것이고 자녀는 당연히 한 아버지에 한어머니만을 두어야 한다. 두아버지와 두어머니가 있는 가정이란 신의 섭리를 거역하는 것이다]고 유럽의회의 용서할수없는 대과오를 비난했다. 1974년 전 이태리를 떠들썩하게 했던 부부이혼 찬.반으로부터 여성의임신중절, 아직도 미해결법안으로 남아있는 시험관아기(현재 이태리에 1만명),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종교인.비종교인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있는 이곳 이태리의 상황으로는 현 로마교황청의 속타는심중을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다. 20년이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수천년 뿌리깊이 박혀온 종교계의 고정관념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는 없는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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