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철학 사이에는 미묘한 관계가 가설되어 있다.그 양자는 상호 공통의 토대 위에 놓여져 있는 측면도 가지며, 또한 상호 확연히 구별되는 이질적인 요소도 갖는다. 그러므로 그 양자를 비교하여 말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구분은 결국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잘못을 범하기 십상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을 무릅쓰고 굳이 이 양자를 비교하여 보자면, 나는 종교란 {신의 영역에 놓여져 있는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겠고, 철학이란 {인간의 영역에 놓여져 있는 신의 정신}이라고 하겠다.
종교가 {신의 영역에 놓여져 있는 인간의 정신}이라 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그것은 종교가 정초하여 있는 공간은 {신의 영역}이지만, 종교가 구현하여주고있는 내용은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는 신적 권위에바탕하여 성립한다. 종교의 연원은 신화의 세계에 놓여진다. 신화의 세계, 신적 권위, 그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힘이 없이는 종교의 세계는 열릴 수 없다.그러나 그러한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힘, 신적 권위, 신화 같은 것은 {인간정신}의 반영이다. 인간정신의 반영이 아닌 신의 정신이 따로 실재한다고 말 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인간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것은 아직 인간의 역사로 표현되었던 적이 없다.
철학이 {인간의 영역에 놓여져 있는 신의 정신}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철학이 존재하여 있는 세계는 {인간의 영역}이지만, 그것이 목적으로 하는내용은 {신의 정신}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철학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 인간의 능력을 바탕으로 출현한다. 인간의 이지능력, 인간의 세계와 현실을 보는눈, 인간의 궁극적인 이치를 찾고자 하는 노력 같은 것이 없다면 철학의 세계는 열릴 수 없다. 이러한 인간적 노력과 목표는 결국에는 절대적인 이치,근원적인 정신을 추구하여 들어간다. {신의 정신}을 추구하여 간다는 말이다.{신의 정신}에 도달하려는 철학의 목표는 물론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러한 고원한 목표에 이르려고 하는 부단한 노력은철학의 역사를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됨을 부인할 수 없는 노릇이다.종교는 스스로의 영역이 {신의 세계}에 펼쳐져 있다는 자기최면 때문에 그것이 {인간정신}을 내용으로 하며, 그것이 끝내 인간적 세계로부터 벗어날 수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왕왕 잊곤 한다. 철학은 그것이 {신의 정신}을 지향한다는 것에 도취되어 결국 자신이 {인간의 영역}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사실을부정하곤 한다. 따라서 그것은 가끔 그지고의 순결성만을 소리 높이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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