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고학력화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일반인엔 점차 잊혀지고 있지만 오늘도 이 사회의 뒤안길엔 고달픈 몸을 이끈채 향학열을 불태우기 위해 야학을찾아 밤을 밝히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줄지않고 있다.[집안 사정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섬유회사에 취직했는데 배움의 한을 풀기위해 작년부터 다니고 있어요. 오는 4월17일 고입 검정고시에 응시하는데 앞으로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목표를 반드시 성취할 생각입니다]
낮에는 성서에 있는 광산섬유에서 일하고 저녁7시부터 9시30분까지 밀알학교에 다니고 있는 봉민지양(15.영천군 북안면 임포리)의 눈빛은 초롱초롱하게빛나고 있었다.
[중1때 중퇴, 못배운데 대한 자책감을 느껴왔는데 야학을 통해 자신감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현공단 대경파이프에 다니는 신인수군(23.경기도 가평군 하면 상판리)은인간다운 삶을 누리는데 배움이 필수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3월말 현재 대구지역 야학에 다니고 있는 근로청소년등 학생수는 3백명선.대부분 고입.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야학의 학생수는 지난70년대까지만 해도 1천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80년대초를 고비로숫자가 차츰 줄어드는 추세. 산업체부설학교도 그렇지만 사회여건 변화로 찾는 학생수감소로 야학들이 한결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시내 경우 몇몇야학들이 폐교를 거듭, 현재는 새얼학교, 혜인학교등 7-8개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학생수가 1개교당 평균 15-40명선에 그치고 있다.
야학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근로.불우청소년이 줄고 대신 30대이후의 중년층특히 주부들이 늘어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야학에서는 운영난을 타개할 겸 주부들을 상대로 한 유료주간반을 설치, 변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야학 본래의 이념이 점차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당수 야학은무보수 자원봉사 대학생 교사들과 후원자들의 순수한 봉사의욕으로 그 맥을이어가고 있어 각박한 세태에 한줄기 신선한 바람이 되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 이념, 봉사서클보다 취미, 취직관련 서클가입이 늘고 자기본위적인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현상과 대조적으로 상당기간의 연수과정을 밟아야 하는데다 시간도 들여야 하는 야학교사를 지원하는 대학생이 아직까진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혜인학교 교사 박주용군(21.대구대 농대 산림자원학과)은 [학생들중엔 나이드신 분도 많아 가르친다기보다 되레 배우는 입장]이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대구신일야간학교 교사 류현희양(21.경북대 일어일문학과 3년)은 [학생들이공부가 어렵다기보다 과중한 일등 생활여건 탓으로 쉽게 발걸음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의욕에 불타는 이들과 같이 배우고 땀흘리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야학관계자들은 [40?50대 주부 심지어 70대 할머니등 중년층 이상 여성들의발걸음이 갈수록 느는 등 사회복지적인 차원에서 후원자의 따뜻한 배려가 아쉽고 당국의 지원 확대책도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대구시에서는예산축소 편성방침에 따라 올해도 야학에 대한 지원금을 작년 수준인 1개교당 1백60만원선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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