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못됐다 정가 소용돌이

입력 1994-03-26 00:00:00

UR이행계획서 최종제시안이 농수산물의 개방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정제출되었다는 정부측의 발표가 있자 정치권이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UR문제가 정가의 핵심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민자당은 정부의 UR이행계획서 최종수정발표가 향후 정국에 미칠 적잖은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그간 정부측만 믿고 야당측의 주장을 정치공세로치부해왔던 점을 상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표정이다.실제로 민자당의원들은 귀향활동을 통해 농축산물분야는 1자1구도 수정할수없으며 야당의 재협상요구는 정치공세일뿐이라고 설득해왔었다.일부 농촌출신의원들은 정부가 UR문제를 놓고 몇번씩이나 거짓말을 할것이냐이제 더이상 도덕적인 정부라고 미화할수 없게됐다 지역활동을 통해 간신히달래놓은 농심이 어떻게 될지라면서 정부와 당정책담당자들의 {판단능력부재}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 어떤 여파를 끼칠지라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정세분석위(위원장 서수종의원)도 2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주무부서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과정과 수정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갖는등 대국민설득작업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민자당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은 오는 5,6월로 예정된 국회의 협정비준이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당직자들은 정부측의 잘못을 성토하기보다는 그만하면 됐다는반응을 보이며 당정간의 호흡맞추기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상득의원도 정부가 야당의 요구에 글자하나 고칠수 없다고 우긴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관리들의 버릇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뒤 이번 수정은 기술적인 것이지 근본적인 것은 아니다며 정부측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세기정책위의장과 정시채농수산위원장은 정부가 10을 갖고가서 6, 7을 챙겼으면 잘한 결과, 우리가 미국이란 큰나라와 씨름해서 그 정도 얻었으면 얻을 것은 얻은 셈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듯 금량배농림수산장관등 정부관계자들은 이날 당정책고위당직자들과 잇단 접촉을 갖고 대책마련에 분주했으며 특히 금장관은26일 오전 민자당사로 금종비대표를 예방, 상황설명과 협조를 부탁했다.한편 25일 열린 국회 UR대책위간담회는 격분한 민주당의원들이 불참, 맥이빠진 가운데 열렸는데 이자리에서 정재석부총리, 한승주외무, 홍재형재무, 김량배농림수산장관은 각국과의 이행계획서 검증결과에 대해 사소한 분야의 기술적 조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마무리되었다며 잘된 협상이라고 강조했지만 민자당의원들은 내심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민주당은 개방이행계획서(CS)의 수정을 위한 추가협상이 불가하다던 정부가오히려 더욱 불리한 방향으로 이행계획서를 수정해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자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정부여당의 대국민사과와 관계장관의 해임을촉구하는 등 대여공세를 본격 개시.

UR협정서의 국회비준저지를 공언해 오면서도 마땅한 대여공세의 시점을 찾지못하던 민주당은 이번 이행계획서의 수정제출을 계기로 정부의 부도덕성과협상능력부재를 강도높게 공격해 나갈 전망 된다.

이기택대표는 26일 당초보다 후퇴한 수정이행계획서를 제출할때 그것만이라도 사전에 국회에서 경위설명을 했거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있었어야 할것이라고 도의적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재야와의 연대투쟁등 강력한 저지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25일 민주당의 UR대책특위 김봉호 류인학 김원길의원등은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UR특위간담회와 관련, 이같은 간담회는 정부여당의 통과의례로정식회의가 아닌 조찬간담회로 UR이행계획서 보고절차를 어물쩍 넘기려하는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정식회의를 소집할 것을 강력 촉구.

김원길의원은 클린턴 미대통령이 미의회에 보낸 서신내용을 공개, 미국은 오는 4월15일 UR의정서가 채택될때까지 미국의 국익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라며 정부측의 협상태도를 맹비난.

박지원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한획 한자도 고칠수 없다던 최종이행계획서가최종협상에서 미국등의 압력으로 밀려서 고쳐졌다. 6백만 농민과 국민 우리당의 재협상충고를 가당치도 않다면서 절대불가하다고 한 정부여당이 미국의 압력에는 숨도 못쉬고 무너져 버렸다면 CS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민족 자존심도허락하지 않는다]고 맹비난.

이어 26일에도 성명을 통해 믿었던 이회창총리마저 국민을 속이는 대열에 섰느냐라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민자당도 잘못을 솔직히 지적하라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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