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 독점권 인정조항에 거센 반발

입력 1994-03-25 12:00:00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으로 위기에 놓인 인도농민들이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이 과정에서 깡마르고 온화한 인상의 한 원로학자가 인도농민의 생존권 투쟁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자국의 인도지배에 지금도 죄의식을 지니고있는 영국언론들은 이 인물을 {제2의 간디}라 부르며 그의 활동을 상세히 전달하려 애쓰고 있다.인도 카르나타카주의 1천만 농민들은 이 전직법학교수 나준다 스와미를 정점으로 카르나 농민연합을 결성, 농업의 산업화, 세계화추세에 저항하고 있는것이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명료하다. 농업의 기계화, 대량화 생산방식은 인도와 같은 제3세계 농업국가들에게는 부적합하며, 결국 농업을 몇몇 대규모농업재벌에 넘겨주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 나준다 스와미교수는 "농업을 경제적논리로만 판단한다면 몇천년째 전통적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인도농민들의 생존기반은 완전히 파괴된다"고 가트협상의 부당성을 지적한다.그러나 이들의 걱정은 농산물시장개방보다도 협상내용중 {종자의 독점권인정조항}이다. 우루과이 협상타결이후 등장한 {곡물종자의 특허권}논쟁은 부실한 인도농업기반을 뿌리째 파괴할 태세여서 농민들에게는 치명적이 될 이 난관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앞으로는 몇몇 다국적 농업특허회사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곡물품종을 독점하여 종자에도 지적소유권을 적용시킬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농민들이 수확한 작물에서의 종자채취가 금지되며 매년 파종을 위한 씨앗도새로 구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국적기업들이 선호하는 이른바{슈퍼종자}는 잡종교배로 얻어진 특수처리종자로 한번 수확후에는 다시 씨앗으로 사용할수 없게끔 만들어져 있다. 게다가 이 품종들은 화학비료와 살충제를특히 많이 써야만 하는데, 이러한 비료, 농약조차 동일기업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이중, 삼중으로 다국적기업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인도의 저명한 환경학자 반다나 시바박사는 "자연의 재생능력을 무시함으로써 정신적 상실 또한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르나 농민연합은 14년전 나준다 스와미교수가 조직한 단체로 농민회원들의자발적 회비에 의존하여 외부의 강풍을 막으려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적 협동조합결성, 전통적 토속종자의 보존과 개량, 퇴비사용과 저공해유기농법의 강화로 {종자독립투쟁}을 선언, 자신들의 운동을 간디가 영국지배에 대항해 조직한 비폭력저항운동과 같은 맥락에 두고 있다. 4월에 최종타결될 예정인 우루과이 농업부문협상으로 본격적인 농작물 지적보호권제도가 실시되면그 정확한 의미조차 알기힘든 농민들은 몇년안에 농토를 떠나거나 소작농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나준다 스와미교수는 이런 농민운동속에서 인도특유의 카스트제도, 사회신분타파에도 힘써 카르나 농민연합내에는 지식인과 농민, 귀족과 천민의 구별이없다.

"개별촌락에 기반한 농업발전을 구상했던 간디의 혜안을 우리는 반드시 실현해 낼 것"이라는 나준다 스와미교수는 90년대의 간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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