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전격 선언한 지 12일로 꼭 1년이 됐다.북한의 탈퇴선언이후 핵문제는 국제적 {두통거리}로 대두됐고 해결을 위한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북한의 탈퇴선언은 IAEA에 즉각 보고됐고 이어 93년 5월11일 유엔 안보리의대북결의안 채택까지 가는등 한반도의 긴장은 전례없이 고조되기도 했다.다만 안보리가 제재에 앞선 마지막 수단으로 권고한 대화를 통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그런대로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지 않도록 하는데 일조한게 사실이다.
미국은 IAEA와 안보리등 국제사회를 대표해 같은 해 6월과 7월 두차례 걸쳐북한과 고위급회담을 개최, 북한의 NPT잔류를 끌어내고 남북대화 재개 약속을 받는등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일단 모색했다.
북.미 양국은 특히 2단계회담에서 *북한이 IAEA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의실질적 진전이 있을 경우 {2개월안에} 3단계회담을 열고 포괄적인 정치협상을 갖기로 한 합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그간 {대화}와 {제재}를 되풀이해 외쳤고, 끈질긴 설득끝에 북한과 일단 협상을 통한 해결에 합의했으면서도 아직 새 국면을 속시원히 열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북미 양측은 이미 지난달 25일 뉴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과남북실무접촉재개, 94년 팀스피리트훈련중단및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개최에합의했으며 현재 대부분은 약속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미 양국이 합의사항을 어기고 팀스피리트훈련중단과 북.미 3단계회담을 {조건부}로 발표했다고 비난하고 있다.지난 3일과 9일 2차례 남북실무접촉에서 보여줬듯 북한은 오는 21일 3단계회담이전에 특사교환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미 양국은 {합의문}에는 [남북실무접촉을 재개한다]고만 돼있으나회담전 특사교환은 북한도 이면적으로 약속했기 때문에 북한의 최근 태도를언짢아 하고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지금은 그 누구도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북.미 3단계회담이 제대로 열릴지 알수 없는 국면에 놓여 있다고 할수 있다.북한의 탈퇴선언 이후 지난 한해동안 한미 양국의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한미 양국정부가 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명확한 비전도, 일관된입장도 없이 {대화}를 통한 해결만을 강조하면서 북한에게 시간을 주었을 뿐아무것도 얻은게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두나라가 진땀을 빼며 북한을 설득해보았지만 결국은 NPT탈퇴 선언 이전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미 양국이 1년이라는 금쪽같은 시간을 투입하면서 얻은 결과가 고작 NPT탈퇴선언이전인 IAEA의 임시사찰 수준에도 못미치는 사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과정에서 계속 소외되고, 핵문제 해결과남북관계 진전을 굳게 연계시킴으로써 점차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즉, 북한 핵문제 해결의 핵심이 그들의 의혹을 벗기는데 있는 것이라면, 국제기구인 IAEA와, 이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미국이 직접 북한과 협상을 통해풀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지름길이라는 주장이다.
남북상호사찰문제는 IAEA사찰을 통해 북한의 핵투명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이후에나 성사가 가능한 현실에 비춰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하는 현 단계에서 남북대화를 고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핵문제 해결을 지연시키고 북한에게또 다른 카드를 내어주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핵정책을담당하고 있는 정부 당국자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한승주외무장관은 지난 1년간 한미 양국의 노력결과 북한을 NPT에 잔류시키고 한반도를 극한상황에서 벗어나게 했고, 대화구조를 나름대로 정착해가고있으며 북.미대화이후 북한이 그이상은 핵개발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확신을얻게 된 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