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업 {체질바꾸기}포석

입력 1994-03-11 08:00:00

10일 오후 단행된 포철임원 인사는 상당한 변화가 앞으로 포철에 불어닥칠것을 예고하고있다. 철강산업의 전문성을 인정 정통엔지니어출신을 사장으로임명, 생산.기술분야는 사장에게 맡기되 내부경영만은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 이번 임원인사의 골자로 이와 관련 포철내부개혁이 가속화될것으로보인다.특히 포철이 김만제회장 {1인대표이사체제}로 전환, 김회장에게 실권의 칼자루를 쥐어주면서 타재벌들처럼 {기획조정실}을 신설(부사장급 실장), 회장직속에 둔것은 김만제포철회장의 조직장악력에 비추어 단순한 경영다각화.투자전략강화등 경영내적요인을 넘어 대폭적 물갈이.조직개편등 포철개혁의 사령탑역할을 기조실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석부사장이 실장을 맡게될 기조실은 앞으로 무한경쟁시대 포철의 경쟁력강화는 물론, 본사와 계열사 업무등을 종합조정하는 일을 맡게 될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이같은 막강조직과 1인 대표이사로서의 파워를 십분 발휘, 포철의민영화, 계열사 정리등 현안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요리해나갈 것으로 보여앞으로 포철의 개혁작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김회장은 배타적인 포철의 기업체질을 과감히 민간기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신속한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및 조직개편에서 연공서열을 중시한데서 볼 수 있듯이 내부반발을 최소화하려는 김회장의 노력도 엿보이고 있다.

새로 선임된 사장.부사장 3명은 모두 서울대출신. 김종진사장(54)은 함께 사장물망에 올랐던 장근석전부사장(56)보다 나이는 두살적지만 입사연도는 2년빠른 엔지니어 포철맨. 68년 입사후 줄곧 생산현장에서만 일해오다 이번엔회사업무전반을 맡게됐다.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조관행부사장(52)은 회장보좌역과 이동통신사업추진본부 사업팀장을 맡아 지난번 이통지배주주선정에 큰 역할을 한것으로 알려진인물. 이동춘관리담당부사장(54)은 서울대 행정과출신으로 지난 69년입사,인력관리.노무관리업무를 주로해왔다. 기술담당부사장이된 홍상복전무(50)는신임 김사장과 마찬가지로 정통엔지니어로 일밖에 모르는 공채1기의 선두주자로 금속공학과 출신답게 품질.기술파트에선 권위자.

포철 새경영진에 대한 포철안팎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별로 흠잡을데가 없는 인사들로 짜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부장적 기업문화속에 성장,변화에 둔감한 포철맨들이 김만제회장의 개혁드라이브에 어떻게 능동적으로순응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포철은 곧 후속인사와 함께 임시주총을 개최, 추가임원을 선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임시주총이 임원교체수단으로 사용된 전례로 볼때 상당수인사들의 물갈이가 예상된다는 것이 포철주변의 이야기다. 그렇게 볼때 이번 임원인사와 업무분담은 김만제회장의 포철직영체제구축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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