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수입쌀 판매의무화}배경

입력 1994-03-09 00:00:00

일본이 갑자기 {식량통제국}이 됐다. 호소카와(세천호희)정부는 8일 시중에{일본미} 품귀현상이 빚어져 구입소동이 일자 모든 판매용 쌀은 반드시 수입쌀을 일정비율 섞어 팔도록 조치했다.이날 식량청이 발표한 {쌀 안정공급 긴급대책}에 따르면 도.소매업소에서 국산쌀에 수입쌀을 섞은 이른바 {브렌드미}가 아니면 팔수 없게 의무화한 외에유통과 가격 감시체제강화, 수입쌀 기동수송체계 확립 및 국산쌀 3개월분 추가공급, 그리고 홍보강화등 5개항이다. {브렌드미}는 특히 태국산 쌀을 반드시 20%이상 섞도록 지시,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태국미 소비를 권장했다.일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쌀수입이 약간 늦어지고 있는 것과 함께 수입쌀이값은 싸나 맛이 없다며 자국산만 찾는 바람에 각지에서 사재기 소동이 벌어진때문. 즉 일본인들의 {자국산 애호성향}이 쌀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데 기인한다.

요즘 도쿄시내 미곡상이나 슈퍼등에서 일본산 {코시히카리}등을 구입하기란하늘의 별따기다. 일부에서는 예약후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웃돈을주고 사는 실정이며, 시골에 있는 친척에게 부탁해 실어다 먹는다는 사람도있다. 시중에서는 {이달들어 쌀이 사라져 버렸다} 혹은 {오일쇼크 이래 이런현상은 처음}이라는 소비자들의 탄식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이며, 쌀값도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5KG에 3천-4천엔이던 최고품 고시히카리가5천-6천엔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고, 그마저 구입할 수가 없다. 항간에선 일부 업자들이 매점매석, 국산쌀 부족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한다. 이에따라 8일증권시장에서는 쌀부족 우려를 반영, 식품회사 주가가 뛰어오르는 현상도 벌어졌다.

일본은 작년의 냉해에 따른 대흉작으로 쌀이 약1백80만t정도나 부족, 요즘태국과 미국.호주등에서 속속 수입되고 있다. 일본산 쌀은 올해 수확기까지1백20만t 밖에 충당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수입쌀이 품질이 좋지않고 입맛에 맞지않다는 이유로 거들떠 보지않아 가게마다팔리지 않고 있다. 물론 가격차가 절반이하인 데도 소용없다. 일본에 쌀을수출하는 미국과 호주등은 현재 도쿄근교 지바(천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음료전시회에 이례적으로 자국산 쌀을 전시, 현장에서 밥을 지어 시사케하는등 {맛 홍보전}에 총력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성과가 기대이하라며 {일본인들의 입맛을 맞추기란 진짜 별따기}라고 말한다.

식량청의 강경조치가 나오자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쌀을 선택할 권리도 없느냐}고 반발하고 있고, 쌀판매업자들도 {지나친 식량통제}라고 아우성이다.하지만 이를 그냥 방치할 경우 구입난이 더욱 기승을 부릴 조짐인데다, 모처럼 수입한 쌀이 팔리지 않고 잔뜩 쌓이는 현상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있다. 식량청의 한 관계자는 [수입쌀이 인기가 없으리라는 것은 예상했지만{국산미 신앙}이 이렇게 강할줄은 미처 몰랐다]고 쇄도하는 구입행렬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일부 통제라는 비판도 있지만 정부로서는 다른 대응방법이 없었다]고 수입쌀 대체소비 촉진이 불가피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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