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현안 "겉핥기 논의"

입력 1994-03-07 12:32:00

민자당과 경북도의 확대 당정협의회가 5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지난92년에 이어 3년만에 갖는 당정간의 만남이어서 지역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의견교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경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준비미흡으로 지역구사업 추진현황을 청취하고 주문하는 자리로 변질된 모임이 되고말았다.특히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지역구의 도로개설을 요구해 [우명규 경북지사를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착각한게 아니냐]는 비판도 대두됐다.이처럼 지역현안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요청이 봇물터지듯 쏟아지자 우지사는회의말미에 [경북의 연간 일반회계예산이 9천3백억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의 경직성 경비여서 가용 재원이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 때문에 이런식으로 당정회의를 할 바에야 당정회의를 열 필요가 없다는 {당정회의 무용론}도 나왔다. 또 [국회의원이 지역사업에 매달리려면 도의원이나 시.군의원으로 출마하는게 낫지 않느냐]는 질책성 의견도 개진됐다.

0...장영철 경북도지부 위원장(성주.칠곡)의 인사말에 이어 맨먼저 질문에 나선 서수종의원(경주시)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경주시와 경북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경주경마장 건설문제부터 언급.

서의원은 [지방경마장 장소선정및 한국마사회 이사회의 결의, 문화체육부장관의 승인등 제2경마장 건설추진절차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실이없다]고 밝힌뒤 [지난 3일 문체부가 제2경마장 건설예정지를 결정한 바 없다고 해명함에 따라 부산등 타지역의 경마장유치운동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본다]는 희망을 피력. 서의원은 이어 [지방경마장 건설과 관련, 남은 문제는 경주지역에 사업을 착수하는 것 뿐]이라면서도 [한국마사회가 대도시 지역을 선호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

박정수(김천.금릉), 김길홍(안동시), 금진호(영주.영풍), 박헌기(영천시.군),이승무의원(문경.점촌)등은 한결같이 도시우회도로 건설, 지역개발등 지역구 현안사업을 거론하며 우지사의 관심을 촉구.

구자춘의원(달성.고령)은 이들 의원과 달리 지역구 현안사업은 거론하지 않고 [4일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이 확정, 통과됨에 따라 오는 95년 6월27일 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는등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됐으니 인사등 모든 면에서 도에집중된 권한을 시.군으로 이양할 준비를 미리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반형식의원(예천)은 특유의 걸쭉한 입심으로 TK정서에 대해 자문자답. 반의원은 [TK정서가 왜 나왔다고 보느냐]며 우지사에게 묻고는 [대구지역의 민자당 사고지구당을 비롯 6공당시 권력핵심에 있다 사법처리된 인사 주변의 사람들이 현정권을 욕하고 돌아다닌 탓]이라고 진단. 반의원은 이어 [우리는 허주선생(김윤환의원)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있다. 우리도 TK다. 대체 세력에 대한홍보가 부족했다]면서 [TK에 대한 YS의 애착이 대단하니 공연히 YS를 욕하지말라]고 좌충우돌식 장광설을 늘어 놓으며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

이영창의원(경산.청도)은 [경산시.군이 대구시에 편입된다는 유언이 떠돌아경산지역 주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행정구역의 통폐합 문제는 주민자결의 원칙이 존중돼야한다]고 강조.

황윤기의원(경주군)은 [경주권 개발을 도단위 계획으로 수립하라]고 요구했고 이상득의원(영일.울릉)은 [올하반기부터 농특세가 시행돼 양곡관리법등7-8개 농업관계법률의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전제한 뒤 [일선 행정기관에서 농업관계법 개정에 필요한 제도및 법령.규칙의 개정에 관심을 기울여 정책건의를 해달라고] 요청.

강신조(영양.봉화).류돈우(안동군).김동권의원(의성)도 낙동강 상류지역의수질오염과 관련 강원도와 협조체제 구축, 안동국가공단 추진상황, 의성우회도로개설등 낙후된 경북북부지역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우지사에게 요구.김윤환의원(선산.군위)은 [14대 대선당시 경북지역의 29개 대선공약에 대한세부추진 계획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뒤 [도단위 차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경북도의 각계 인사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장영철의원(성주.칠곡)은 [서해안 개발사업은 호남지역 전체가 수십년간 예산투쟁을 벌여 가져간 것]이라며 [경북도와 대구시는 장단기 발전 청사진을마련,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합심해 중앙정부에 예산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

한편 이날 당정협의회에는 박세직(구미).허화평(포항).김상구(상주).김찬우의원(청송.영덕)등 4명의 의원이 불참. 박의원은 이날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국회조찬기도회 모임때문에 회의에 참석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3명의 의원은 지역구 행사라는 불분명한 이유로 불참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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