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특화(특화)산업인 안경과 양산업계.그러나 특화산업이란 허울만 있을뿐 별다른 정책적 배려가 없는데다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과의 가격경쟁에도 뒤져 특화업종이란 빛이 퇴색한지 오래다.두 업종이 겪는 공통적인 병세는 고임금과 인력난, 영세한 규모, 해외시장잠식. 회생을 위해 업체마다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병세가 워낙 깊어힘겨운 상태다.
**안경업**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의 회원사는 총 1백개 업체.
서울.경기지역에 16개사, 부산에 24개사가 있고 나머지 60개사는 대구지역에몰려있다.
안경.안경테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1억7천5백만달러로 92년보다 13.2%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엔고와 대미환율의 상승, 해외시장의 수요증대에 따른 일시적현상일뿐 업계의 경쟁력 회복으로 인한것은 결코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 수출의존 문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있다.또 수출품목중 티타늄 하이니켈등 첨단소재의 고가품은 10%미만이고 대부분은 개당 평균 3-5달러 수준의 메탈제품이어서 중국 대만과 동남아 제품들에급격히 추격당하고 있다.
바이어를 붙잡기위해 국내 업체들끼리 제살 깎아먹기식으로 벌이는 과당경쟁도 여전하다.
규모의 영세성 역시 큰 문제다.
조합 회원사중 자산이 3억원을 넘거나 종업원 30인 이상 업체는 19개사에 불과하다.
전체의 55%는 자산이 5천만원을 밑돌거나 종업원 10인이하의 영세업체들이다."규모가 영세하다보니 티타늄등 신소재를 사용한 도금이나 용접기술을 도입할 엄두를 못내고 해외시장 정보에도 어두울수밖에 없습니다"뉴스타상사 장지문사장은 ~이때문에 덤핑수출등 과당경쟁이 빚어지고 숙련공을 높은 보수를 주고 채용하기가 힘들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엔고와 수출수요 증가등에 힘입어 안경테의 수출은 어느정도 늘겠지만 선글라스는 중국과 대만산에 밀려 더욱 고전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안경업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중국 대만 동남아제품에 급격히 추격당하는3-5달러 수준의 저급품 비중을 줄이고 티타늄 하이니켈등 첨단소재의 제품으로 고급화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술및 디자인 개발 강화등 업계의 자구 노력과 정책적 지원도 시급하다.
극심한 인력난을 덜기위해 병역특례제도를 확대 실시하고 타 제조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표준율 10.4%를 8%선으로 하향조정 해줬으면 하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양산업**
양산업은 지난 한해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였다.
93년 수출실적은 총 3백69만달러, 92년보다 53.4%나 줄어들었다.경쟁국이었던 대만이 손쉬운 수작업을 중국으로 넘겨 생산원가를 낮추는 바람에 가격경쟁력이 크게 뒤지게 됐다.
80년대에 우리가 지배했던 일본시장은 이제 대만이 80%를 점유하고 있다.또 기상 이변과 금융실명제 여파로 내수마저 부진해 92년에 65%를 넘던 가동률이 93년 상반기에는 50-60%수준으로 떨어졌고 하반기들어서는 30-40% 수준을 간신히 유지했을 정도다.
올해 형편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있다.
전반적인 경기회복에다 조정관세 부과로 수입물량이 지난해에는 1/10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간 수입됐던 물량도 거의 소진됐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한 고비를 넘겼다지만 향후 1-2년이 경쟁력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양산공업조합 강하윤전무는 "내수시장을 지켜주던 72%의 조정관세 부과가 올해로 끝나면 내년부터는 값싼 중국제품이 다시 물밀듯이 밀려들어올게분명하다"며 "1-2년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기업의 생존조차 어려운 형편이 될것"이라 말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원가 절감이 가장 시급한문제.
우산틀에 천을 입힌후 꿰매는 봉제작업의 경우 중국은 2백-2백50원정도의 원가부담을 안지만 한국은 5백-5백50원이나 된다.
"이 공정의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현재 산.학.연컨소시엄을 결성, 자동화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올해내로 좋은 결과가 나올것이란 기대가 큽니다]한국양산공업조합 김동균이사장은 "거의 대부분 공정이 수작업이므로 기술개발의 여지도 상대적으로 많다"며 산.학.연컨소시엄에 대한 관련기관및 단체의 지원이 지속돼야 할것"이라 말했다.
아파트형 공장이나 계열화.협동화 사업장 조성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양산조합은 조합결성후 처음으로 최근 김이사장과 18명의 부품업체 대표들이주요경쟁국인 중국을 방문, 심천과 광주 불산의 우수공장과 자동화시설을 둘러봤다.
경쟁력 회복을 위해 기울이는 업계의 노력에 관계당국의 적절한 지원만 덧붙여진다면 양산업이 결코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힘주어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