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한 도서관에는 50년대에 발행된 북한서적들이 많이 눈에 띈다.그간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는 이들북한서적들은 북한문학을 연구하고자하는 이들에게 좋은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80년대 후반 납월북작가에 대한 해금조치이후 우리 국문학계에서 본격적인조명이 이뤄지고 있는 석윤기, 이기영, 천세봉, 조기천, 한설야, 송영등의 작품집과 '구운몽' '북학의' '이순신장군전집' '연암 박지원선집' '렬하일기'등번역집이 먼지가 쌓인채로 도서관 2층 서가에 꽂혀있다. 번역집들은 주로 북한의 유명역사학자인 홍기문이 역자로 되어있다.
이중 북한조선작가동맹출판사에서 발행한 '김소월시선집' (55년)과 북한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현대조선문학전집' (전15권)이 눈길을 끈다. 소월시선집에 실린 작품들은 2백여편에 달하는 그의 작품가운데 주로 시집 '소월시초'와 '진달래꽃'에서 뽑은 시들로 5천부 인쇄한 것으로 되어있었다. '현대조선문학전집'은 나도향, 이익상, 최서해, 조명희의 작품을 실은 제1권(57년발간)에서부터 30년대이후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을 담은 제15권(60년 발간)까지 4년에 걸쳐 마무리한 것으로 각권 1만5천부에서 3만부까지 발행한 것으로나타나 있다.
북한에서 소월과 나도향에 대한 평가는 남다르다는 것을 이들 서적을 통해확인할 수 있었다. 소월시선집 서문에서 보듯 '우리는 향토와 인민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된 서정시인으로서의 김소월의 풍모를 속속들이 느낀다. 그의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인민성과 높은 호소성, 시적 언어의 밀도와 발랄성, 다양다채로운 형식등은 광범한 인민의 이해와 사랑을 받고 있을뿐아니라 시문학창작의 길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리라고 본다...'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나도향의 경우 북한에서 현대한국문학의 첫 걸음이 그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현대조선문학전집 해제'에서 그들은 이광수, 최남선, 염상섭, 김동인, 박종화등은 자연주의및 반동적 낭만주의 유파들이며 부르좌 문학과 프롤레타리아문학과의 첨예한 투쟁과정을 통해 현대한국문학의 첫 걸음을 내딛은 작가가 바로 나도향이라는 것이다. '나도향이 사회주의 사실주의와는 먼거리에 있는 작가지만 그가 진보적인 현대조선문학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까닭은 신경향파문학이 계승한 비판적 사실주의의 마지막 시기의 대표적 작가이며 그의 작품에는 우리의 사실주의 문학에 관통되고있는인민성의 면면한 흐름이 파동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해제에 나타나있다.32세와 25세로 각각 요절한 소월과 도향. 고향이 곽산과 서울로 각기 다른이두사람은 3.1운동후 서울 배재학당의 같은 반에서 공부한 동기동창생이라는점 또한 묘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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