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총리 관저인 마티뇽궁에서는 소비와 고용을 둘러싼 각료회의가있었다. 열띤 토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두아르드 발라뒤르 총리가 갑자기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꺼냈다. 다름아닌 {정부의 결속}에 관한 것이었다. 발라뒤르 총리는 "제발 대통령 선거에 관한 발언은 삼가해주기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프랑스 국민들이 지금까지 우리를 신임하는 것은 우리가 국무에만전념해 줄것으로 믿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불 정계에선 발라뒤르 총리의 이같은 갑작스런 협조요청에 대해 미묘한 눈길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문제로 여야를 막론하고 불정계의 공기를 무겁게 짖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발라뒤르는 총리로 지명될때까지만 해도 우파의 실세인 자크 시락 파리 시장을 대신해 얼굴마담격으로밖에 평가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발라뒤르 총리가 정치적 위기때마다 발군의 능력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발라뒤르가 우파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자 불안감을 느낀 시락이 유무형의 압력을 넣지만, 이미 {배는 물건너 간}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료들도 계파보스들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차기대선에서는 각자 결정하기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 우파의 대주주격인 작크 시락 파리시장,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29명의 각료중 20명이 이미 발라뒤르를 지지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에 비례해 7명만이 시락을 지지하고 있고, 두명은 아직 선택을 미루고있다.이같은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치인들의 처신도 가지각색이다. 발라뒤르진영으로 돌아선 각료중 니콜라 사르코지 재무장관겸 정부대변인은 아직도시락과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면서 발라뒤르의 두터운 신임을 잃지 않으려는{양다리 걸치기 형}인물이다. 내무장관인 샤를 빠스콰는 완전히 발라뒤르 총리쪽으로 돌아섰다.
또 불의회에서도 편 가르기가 한창이다.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하원의 RPR(공화국연합)당 소속 의원중 130명 가량이 발라뒤르를 지지하고 있고, 115명정도가 시락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상원에서도 발라뒤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시락은 이같은 정치적 실지를 만회하기 위해 이달말부터 대선준비 캠페인을 시작할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재의 불정계 기류를 살펴볼때 올가을에 벌어질 정치 상황은 4가지시나리오로 요약되고 있다. 첫째, 불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다. 이경우 모든 발라뒤르파 의원들이 시락쪽으로 돌아설 것이다. 따라서 우파의차기 대통령 후보는 자동적으로 시락으로 결정될 것이다. 둘째는 불 경제가호전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엔 시락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어렵다. 현재 발라뒤르가 가장 기대를 거는 시나리오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시락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이다. 이 경우 우파 연합의 일부를맡고 있는 UDF(불민주연맹) 당쪽에서는 르네 모노리 상원의장이 후보로 나올것인데, 미테랑 대통령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마지막으로 시락과 발라뒤르의 관계가 팽팽해져 둘다 후보로 나서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두사람 모두에게 위험부담이 큰 시나리오다.
파리ICG=본사특약
댓글 많은 뉴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