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족진운의 새장을

입력 1994-02-25 08:00:00

취임 한돌을 맞아 가진 김영삼대통령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중단없는 개혁,경제활성화, 정치권의 시급한 변화촉구등 집권 2차연도 국정방향의 초점을 밝힌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금년의 국정목표로 설정한 국가경쟁력 강화는 대외적으로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서, 대내적으로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서만 실현될수 있음을 재천명함으로써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분명히 설정했다고볼수있다.그러나 오늘 김대통령의 회견은 새로운 비전의 제시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재확인한 수준에 머물러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있다. 특히 올들어 최대 현안으로부각되고있는 물가문제에 대해 명확한 처방을 제시하지 못해 국민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이밖에도 공무원의 처우개선등 사기문제에는 전혀언급하지 않고 공직사회의 혁신만을 강조해 과연 이들을 개혁의 첨병으로 끌어들일수 있을것인가 하는 우려를 갖게한다.

또 이땅에서 하루속히 깨끗하고 생산적인 정치가 구현되기를 바란다면서도정치개혁을 위한 대통령의 의지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하는 구체적인 대안이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초미의 관심사인 북의 핵문제에 관해서도 이의 해결을 위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한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말대로 우리가 이룩해야할 목표에 비해 아직도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수는 없을 것 같다. 가야할 길은 멀고달라져야 할 것은 너무 많은데 지난날의 체질과 관행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있는게 현실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걸림돌을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앞날의진운이 걸려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여기서 분명히 해야할 것은 대통령 혼자서는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없고 전국민적인 동삼이 있어야만 새로운 역사의장이 마련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김영삼정부는 실현가능한 정책부터 확고히 추진하는 력동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쓸데없는 행정규제는 단호히 철폐하고 군림하는 행정이 아니라 봉사하는 행정으로 거듭나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계속 치솟고 있는 물가고를 바로 잡아 서민가계의 주름살을 펴주는데 전행정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김대통령 스스로 공언한 것처럼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충고는 겸허하게 수용,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할것이다.

이제 새정부는 지난 1년간의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가시적인 지평을열어 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한 각오가 현실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며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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