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동통신사업 지배주주가 결국 이해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해서가 아니라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의 직접 개입에 의해 포철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의 당초 의도와는 상관없이 기형적인 이동통신 컨소시엄이 생겨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새 컨소시엄은 지배주주에 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던 포항제철과코오롱 2개 회사가 한 울타리에서 회사를 운영해 가는 {적과의 동침}형태기업이기 때문이다. 당장 {전경련 주도하의 재계 자율선정}이라는 구색은갖추게 되었으나 두 기업간의 어색한 결합이 두고두고 새 컨소시엄의 향후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1차적으로 이 일을 체신부로부터 떠맡은 전경련의 주요 지배주주 후보간 조정작업이 너무 뒤늦게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선경그룹의 제2 이동통신 포기 선언에 고무돼 [단일컨소시엄 구성은 2월초까지대략 마무리돼 2월17일의 전경련 정기총회때 최종추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도 전경련 회장단이 기대하던 이해당사자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포철과 코오롱 간의 우열이 광범위한 여론의 심판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상호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그 와중에 2월말이라는 마감시한에 쫓긴 전경련이 적극개입의 적기를 놓친채 양측에 합의를 종용했으나 서로가 양보를 않는 바람에 결국 회장단이 지배주주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재계는 상황이 이처럼 어렵게 돌아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포철과코오롱의 {기업이기주의}때문이며 그들이 너무 지배주주에만 집착했던 것이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포철이 내세우는 기술 부문의 우위나 코오롱이 내세우는 경영의 효율성이 모두 객관성이 입증된 것도 아닌데 양쪽이 모두그 부문의 우세를 내세우며 지배주주를 주장하는 바람에 합의가 이루어지지않았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포철이 기술부문 우위라고는 하지만 주요 기술은 역시 해외의선진기술을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으며 코오롱이 경영 부문의 우세를 내세우고 있지만 민간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보장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재계는 포철의 경우 철강기업으로서의 한계 극복과 주변 정치.경제환경의변화에 따른 변신의 필요성 때문에, 코오롱은 섬유그룹으로서의 이미지 탈피와 이동찬회장 2세 경영구도의 정착을 앞당길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사업다각화의 필요성때문에 이동통신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이해하고있다.
재계는 그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재계의 자율결정능력을 시험할 기회를 준 만큼 포철이나 코오롱이 모두 {기업이기주의}보다는 타협과 양보의자세를 보였어야 할 것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새로 생기는 컨소시엄이 국민, 정부, 재계가 원하던 {고객들을 위해보다 훌륭한 서비스를 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과연 되겠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배주주와 제2대 주주 사이의 지분 차이가 2-3%포인트가 된다든지, 경영은 한쪽이 맡고 기술과 자금제공은 다른 쪽이 하게 되는 등의 형태를 취하게 되면 경영권의 행사, 효율적인 기술도입이나 개발, 주주간의 협력 등에 있어 불협화음이 생길 여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특히 전경련이 컨소시엄의 구성을 마무리 지은 후 그 컨소시엄의 장래를 책임질 수도 없고, 지금처럼 중재를 계속 할 수도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최후 순간까지 제2 이동통신 단일컨소시엄이 고객을위해 존재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 지배주주를 포함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할 것임을 재계는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