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컴퓨터(PC)의 속도경쟁은 이제 {아우토반}(독일의 속도무제한 고속도로) 시대를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속도경쟁에 불을 당긴 것은 지난 10여년간 끊임없이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개발, 세계 PC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해온 인텔사이다.
PC의 정보처리 속도는 주로 CPU(중앙처리장치)에 의해 좌우된다. 인텔사는79년 XT를 시작으로 82년 286, 85년 386, 88년 486칩을 개발, PC의 세대교체를 주도해왔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PC가 보급된것은 이제 5년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지금 컴퓨터 시장에서 신품으로 구할수 있는 기종은 486급(386은 생산 중지)이 될만큼 PC의 세대교체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없이 숨가쁘게 진행됐다.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이 486 PC도 386 못지 않게 단명으로 끝날 가능성이높다. 인텔사가 다른 회사들의 경쟁 칩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차세대 586급칩 {펜티엄}을 채용한 PC가 곧 시중에 나올것이기 때문이다.국내 PC업체들은 늦어도 올 가을 이전 펜티엄 CPU를 탑재한 제품을 시장에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중형 컴퓨터에 필적하는 고성능 64비트급 펜티엄 PC의 예상가는 3백만원 안팎. 출시 직후 급속한 가격 하락이 있었던 전례상 펜티엄 기종도 2백만원대(현재 486 시스팀 가격)로 구입이 가능해질것이란성급한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인텔사 앞에 나타난 강력한 라이벌은 바로 {파워 PC}. IBM사가 애플사, 모토롤라사와 손을 잡고 내놓은 새로운 마이크로 프로세서인 파워PC는 펜티엄에비해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는 다소 낮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데다 크기가작고 속도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빠르다. 이정도면 파워PC에 대해 펜티엄이 가진 유일한 장점은 전세계 대부분 PC이용자들이 인텔사의 DOS체계에 익숙하다는 것뿐이다.
조급해진 인텔사는 이달초 686격인 차차세대 {P6}칩을 최초로 공개했다. 인텔측은 내년쯤 {P6}칩을 장착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칩은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펜티엄의 2배수준이고 속도도 펜티엄보다 3배는 빠르다. 가히 CPU의 속도경쟁은 점입가경에 이른 느낌이다.
그러나 이같은 PC의 무제한적 속도경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못하다. PC의 속도경쟁이 소비자들의 욕구가 아닌 컴퓨터회사간의 경쟁사 따돌리기 전략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C이용분야를 9개로 나눌때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겨우 평균 1.9개의 분야를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결국지금의 PC속도경쟁은 컴퓨터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난도 받고있다.교동의 한 컴퓨터상인은 [CPU의 속도가 빨라지는것에 비해 주변장치의 발전속도는 더뎌 이용자들이 신기종을 구입하고도 정보처리 병목현상에 시달리고있다]며 [솔직한 심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386도 과분하고 286기종이 적당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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