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사순절행사 첫날

입력 1994-02-17 08:00:00

16일은 {재의 수요일},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위한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다. 이날 남산성당에서는 오전 9시10분 이문희대주교 집전으로 재의 미사를 봉행했으며 각 성당별로도 미사를 가졌다.재는 생명체가 타버린 것이며 죽음의 상징물. 재의 미사는 전년도 부활절 앞주인 예수 수난 성지주일에 각 성당에서 축성한 종려가지(한국교회에선 주로측백나무의 가지를 사용)등을 불태워 만든 재를 사제가 축성한후 신자들의머리에 얹거나 이마에 십자모양으로 바르는 의식이다. 이날 사제들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창세기 3:19)라는 성서말씀과함께 신자들의 머리 또는 이마에 재를 십자모양으로 발랐으며, 신자들은 육신의 죽음을 극복한 그리스도의 부활과 인간의 유한한 삶, 죽음이후의 영생을묵상하며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사순절의 첫날인 이날은 또한 단식과 금육의 계율을 지킴으로써 그리스도의희생과 고행에 동참하는 날이기도 했다. 고기를 먹지 않으며, 통상 아침은굶고 점심은 평상시의 절반정도, 저녁은 평소와 같이 하거나 더러는 하루종일 굶는다. 사순절 기간동안 이같은 단식 금육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성금요일(올해는 4월1일)에도 지켜진다. 대구교구청의 박영봉신부(사목국차장)는 [겸손한 자세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다리며 그분의 삶을 닮기 위해작은 인간적 노력을 기울인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올해 사순절 기간중엔 주의 수난 성지주일(3월27일)에 각 본당별로 성지 행렬을 가지며, 성금요일 전날인 목요일(3월31일)에는 계산성당에서 대구대교구의 사제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유축성미사와 순명서약갱신의 의식을 갖는다.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94년 사순절을 맞아 [사순절은 참회의 시기이며 특히 가정에서 삶과 행동을 바꾸는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소외된 사람들의 호소를 외면치 말아야 한다}며사순절 동안 가톨릭교회들이 가난한 가정돕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에따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가톨릭 사회복지회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눕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하여 94년도 사순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는 종이 저금통장을 제작, 16일부터 각 성당으로 배부하고 있으며 신자들이 일상에서 검약절제생활을 통해 모은 돈으로 3월27일 공동헌금주일에 헌금토록해 불우이웃들을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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