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더 공부하고 싶었는데...

입력 1994-02-17 08:00:00

"대학원에 진학해 평소 소망이었던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제대로 이해하려고했는데 경제형편상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만큼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선천성 소아마비라는 불구의 몸으로 한국문학을 배우기 위해 지난 91년 중앙대에 유학온 폴란드 처녀 아그네스카 브루블레프스카씨(27)는 3년간의 학업을마치고 대학원에 합격했으나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한채 18일 쓸쓸한 졸업식을 맞게 됐다.

브루블레프스카씨는 지난 91년2월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한국학과 재학중 동구권 개방 물결을 타고 학술교류차 바르샤바대학을 방문한 중앙대 무역학과한주섭교수(58)의 주선으로 한국문학 번역가가 되기 위한 꿈을 안고 중앙대국어국문과 2학년에 편입학했다.

한국에 유학온 브루블레프스카씨는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목발을 짚은채 5-6층의 강의실을 오르내리며 학업에 전념, 졸업학점 B+의 우수한 성적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과정 시험에도 합격했다.그러나 브루블레프스카씨는 학부과정은 장학금 혜택을 준 학교측과 한교수의도움으로 자취생활을 하며 그럭저럭 졸업할 수 있었으나 대학원에서는 장학금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된데다 날로 치솟는 물가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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