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결국 전면 사찰을 수용했다. 진짜 핵무기를 개발, 은폐지라고 의심을받고 있는 영변의 미신고시설 두곳에 대한 특별사찰은 미국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특별사찰을 받으라고 아예 입밖에 꺼내지도 못한 상태에서 NPT회원국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 신고시설 7개소에 대한 통상사찰만 수락했다는점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이번 합의는 몇가지 주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평화적 해결 기틀**
우선 한미 양국에서 최근 갈수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북 무력제재가 포함된 강경론에 쐐기를 박을 수 있게 됐다.
또 지난주까지만해도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기류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정도로 흐렸던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은 이미 한 고비를 넘어서 대화를 통한평화적 문제해결의 틀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즉, 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일단 IAEA이사회의 대북결의에 이은 유엔 안보리회부및 제재결의, 경제제재,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일련의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일단 그 가능성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한미양국은 일단 이에 대해 즉각 환영을 표하고 나섰으며 미국과 북한은 이날오후 5시 뉴욕에서 고위급실무접촉을 재개해 남북특사교환 문제와 94년도팀스피리트훈련 중단, 북.미 3단계회담 개최문제를 심도있게 협의한 것으로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1일 열린 한승주-크리스토퍼간의 한미외무장관회담에서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할 경우 북한과 합의한 약속사항은 여전히 유효함을재확인했으므로 그 연장선상에서 북.미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12월29일 뉴욕에서 북한의 허종유엔대표부부대표와허바드미국무부부차관보가 만나 {IAEA핵사찰수용-남북특사교환}과 {팀훈련중단-3단계회담개최}를 동시에 일괄타결키로 합의한 바 있다.양국은 당시 IAEA사찰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때에 맞춰 판문점에서 남북실무접촉을 갖고 특사교환의 시기와 방법을 정하며 한국은 팀스피리트훈련중단 선언을 미국은 3단계회담의 개최시기와 장소를 동시에 발표키로 한 것이다.아직까지는 IAEA사찰단이 언제 방북하게 될 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당국자들은 대체로 빠르면 이번주말, 늦어도 다음주초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IAEA사무국이 이날 [필요한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사찰팀을 신속히 파견하겠다]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IAEA측은 언제라도 방북할 준비가 돼있으나 북한이 그 시기와 절차를 완료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기때문이다.**핵카드포기어려워**
따라서 IAEA사찰단이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9-22일을 전후해 판문점에서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열릴 것으로 보이며 한미양국은 금년도 팀훈련 중단과 북.미 3단계회담 일정을 {동시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미양국은 오는 22일 IAEA이사회가 결렬돼 {핵안전협정 불이행}을선언하면 북핵의 유엔상정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한-미 외무회담 *한-일 외무회담 *미-일 정상회담등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북한의 수락을 촉구, 만일이번에 북한이 수락을 거부했을 경우 유엔상정은 피할수 없는 것이었다.아무튼 일단 고비를 넘기고 대화를 통한 해결의 가능성을 넓혀 놓았지만 이번 수락이 지난해 3월 북한이 NPT탈퇴선언을 할 시점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우선 이날 뉴욕에서 열린 실무접촉에서 논의한 제3차 고위급회담이 이번 주중에 북한에 들어가는 사찰팀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2-3개월안에 열려야 하고뭔가 성과를 얻기위해서는 당장 양측이 요구하는 사항이 어느정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여야한다.
3차회담에서 북한은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선언, 미국과의 관계개선, 미국과의 경제교류증대등을, 한미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 재개, 미신고시설 2곳에 대한 특별사찰 수용등을 양보할수 없는 조건으로 제시할 것이다.그럴경우 {일괄타결}이든 {철저하고도 완전한 합의}든 명분이야 어떻든 비온뒤 눈독듯 시원스레 풀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현실적으로는 많지않다. 왜냐하면 미국의 경우 아무리 {우는 애에게 젖준다}고 하지만 핵개발을 않는 조건으로 {당근}을 주면 현재 제재를 가하고 있는 쿠바, 시리아, 이라크, 파키스탄등 많는 나라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고 무엇보다 북한에 항복했다는자존심을 보수세력들이 용납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으로서도 탈냉전시대의 정세가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유일한생명줄인 {핵카드}를 포기할 수없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전제아래서 북한은 목표를 위해 끝까지 {버티기 작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워싱턴의 한 북한문제 전문가의 우려대로 {김일성 사망}등 북한 내부의 결정적 변화가 없으면 2-3년이상 질질 끌 가능성도 없지 않다.여기서 우려할 것은 미국내 잠재해 있는 강경목소리가 언제든 다시 고개를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현 한미양국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노력이 한장관의 표현대로 국제적 이해를 구하는데 갈수록 빛을 발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강경보수파들로부터 [북한에 놀아나고 있다]는 빌미를 줄 수도 있다. 16일미국무부가 [이번 사찰합의와 패트리어트 한국배치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는등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인 것에서도 미국의 북핵에 대한 시각을 짐작할수 있다.
북한이 지금과 같은 한미 양국의 평화적 해결 노력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대화로 풀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게 무엇보다 주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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