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보스니아의 위기감

입력 1994-02-08 08:00:00

보스니아 내전이 날로 악화되면서 이지역에 자국군대를 파견한 프랑스.영국등 일부유럽국가들은 2차대전이후 가장 심각한 {내적회의감}에 휩싸여있다.22개월간 지속된 이 내전에서 20여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고 세르비아군의 {인종청소}미명하에 보스니아 모슬렘시민들에 자행한 각종 비문명적 잔학행위는 20세기 최악의 비극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정도다. 목불인견의 그 참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공개되고있다. 무참한 아동살해.여인들에 가해지는 집단강간.비참한 수용소생활은 나치치하의 유태인수용소나 일본군의 정신대잔학성과 같은 인간파괴활동이 오늘날에도 버젓이 횡행하고있음을 실증해주고있다.지난달 NATO군의 대세르비아응징다짐, UN평화유지군의 전력보강등으로 제네바에서 평화회담기운이 무르익을때만해도 이 내전의 끝이 보일거라는 기대가유럽지역에 무르익어가고 있었다.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모슬렘.크로아티아.세르비아측의 이해관계가 팽팽히맞선데다가 지난주 세르비아측이 국민총동원령을 내리고 크로아티아가 전격적으로 모슬렘측에 압박을 가해옴으로써 악화일로를 치달았다고 볼 수있다. 그런와중에 지난5일 발생한 사라예보시민을 향한 세르비아 박격포공격으로 68명이 사망한 사건은 {더이상 좌시할 수없다}는 서유럽각국의 여론에 불을 댕기면서 {최후통첩.공중폭격개시}등 대세르비아 응징 강력카드가 이번에는 실천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다.

미국또한 그동안 실력행사(공습)를 지체시켰던 영.불등 서유럽국가들의 자국군대 보스니아주둔군에 대한 세르비아군 보복위협카드에 더이상 얽매일수 없다는 확고한 결단을 드러내놓고 있다.

독일 콜총리는 클린턴대통령에게 공중폭격으로 세르비아측 포위작전을 깨뜨리고 침략자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를수 있도록 평화회복을 위한 모종의 조치를 서둘렀으면 하는 신호를 연신 보내고있다.

이제는 서유럽각국의 경직된 자세가 풀리고 있는 것이다. 유럽각국 여론은{무고한 양민에게 어떻게 포를 쏠수있는가} {시민이 무기성능 실험대상이 되고있는데 무슨 장고냐}등등의 비난으로 폭발직전이다.

이러한 불같은 여론은 일부희생(UN군)을 감수하고서라도 짐승같은 침략군(세르비아군)의 비뚤어진 시각을 응징해야만 한다는 분위기로 만들어 가고 있는것이다. 그동안 종교적 편견(유럽내 모슬렘교도).전통적 우호관계(영.불과세르비아).주둔군단위(유럽각국 UN군파병)등으로 세르비아측 검은야심을 비교적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유럽여러나라는 {인권.자존심.문명공감대}에 의해분연히 봉기하고 있는 여론에 떠밀려 대대적인 롤백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이시각 미공군의 전폭기는 이탈리아 여러공군기지와 아드리아해에 정박중인 여러척의 항모에서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며 출격채비에들어갔다. 자칫 발칸화약고가 중동대신에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우울한 유럽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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