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여인 사기스승 73년의 박영복

입력 1994-01-26 00:00:00

장영자씨 사기사건을 지켜 보는 법조계는 지난 7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박영복 74억 사기 사건}과 너무도 닮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장씨가 박씨를 {교사}로, 당시 사건을 {교과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박씨(59)는 지난 73년 74억원을 부정 대출 받는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검찰에구속돼 10년형을 선고받았었다. 당시 부정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 언론에서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가며 연일 대서 특필했었다.박씨가 기본적으로 사용한 수법이 은행에 먼저 거액의 예금을 해주고 환심을산 뒤 부정 대출을 받는것. 또 어음을 사기한 수법까지도 {교과서}답게 장씨가 그대로 따랐다.

특히 박씨가 76년 형집행정지로 나온뒤 같은수법으로 거액의 사기를 다시 벌이다 82년 재수감된 대목에서 가석방 기간중 사기를 하다 다시 걸려 든 장씨의 {교사} 역할이 돋보이고 있다.

박씨는 지난 71년 금록통상이란 회사를 설립, 예금 유치에 혈안이 돼 있던은행지점장들에게 접근했다.

그는 거액의 정기예금을 넣어주며 지점장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게다가 정치권이 뒤를 봐주고 있는 것 같이 위장, 신뢰를 쌓은뒤 대출을 요구했다. 이렇게 해서 대출받은 돈이 74억원.

그는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복역중이던 76년 간염과 당뇨등을 이유로형집행정지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물론 주거가 서울대 병원으로 제한됐지만그는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버젓이 나다니며 다시 사기를 벌였다.결국 82년2월 가명을 이용, 부실한 담보를 제출하고 입출금 장난을 하다 3억7천만원을 부정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재수감됐었다.

당시 사상 최고액의 금융사고를 각각 일으킨 박씨와 장씨.

바뀌지 않은 {수신고 과당경쟁}이란 금융 풍토가 이들 두사람의 {닮은 꼴}을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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