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지켜야할 대구시 상수도본부가 되레"물장난"

입력 1994-01-19 08:00:00

대구시 상수도본부가 급수탑 수돗물 절취사건에 대해 보인 태도는 좁은 손바닥으로 넓디넓은 하늘을 가려 보려는 치졸한 시도와 다를바 없어 보인다. 특히 낙동강오염원 색출을 위해 희귀한 {현상금}까지 내걸며 [터럭만한 정보라도 모아 보겠다]는 당국의 발표가 단순한 {쇼맨십}이 아닌지 의문이 들게할정도다.본지의 탱크로리업자 수돗물 무단 절취 판매 보도(17일27면)와 관련, 수도사업본부는 18일 {신문보도 사항 조사 보고}란 문건을 통해 {보도와 상이함}이라고 떳떳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내용을 얼핏 보아도 사업본부가 업자측 대변인을 자처 한데 지나지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본부측은 본지 취재진에게 적발된 17일의 구역외 공급에 대해 [달서 사업소 급수탑 호스 파손으로 운반업자 상호간향후 교환 급수키로 합의하고 서부사업소 관할 급수탑에서 물을 싣고 달서구에 공급|]이라고 말했다. 골목길에 위치, 교통체증을 불렀던 달서구 급수탑은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져 볼가피한 경우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모, 박모씨등 업자 2명은 이미 오래전 부터 서부급수탑을 함께 사용해오고 있다. 무슨 교환을 합의한다는 것인가. 게다가 절취에 관여했던 사람들이 {전표 조작}을 통해 구역을 벗어 나는게 이미 오래됐다고 폭로했는데 말이다. 또 취재진이 시종지켜 본 이날 공급에 합의가 아니라 협의 조차 없었다.구역 밖에도 공급 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러면 업자들은 왜 편법을 사용해야 하고 담당자는 {공급불가}를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가.이와함께 [급수량과 검침량의 일치여부확인으로 열쇠 불법 복사 필요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내버려 둬도 절취가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그러나 직무유기를 표방한 데 지나지 않는다. 사업소는 지상의 보조 열쇠 뿐아니라 땅속에 있는 특수 잠금장치 열쇠도 업자들에게 넘겨 준 채 방치 해 왔다. 결국 업자들이 마음 놓고 물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이 수돗물이무자료로 공해 배출업체에 넘어가 금호강 오염을 불렀다면 간접 오염원인 제공자가 된셈이다.

마지막으로 [염색공단에 운반 급수한 사례가 없다]고 업자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나섰다.

그러나 직접 물을 대주었던 관계자가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공급 받은 업체의 이름을 적어주고 있다.

사태의 진실을 파악해 보려는 구석은 한 곳도 없다. 과연 대구시수도사업소가 깨끗한 물을 시민에게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없다. 엉터리 보고서나 만들어 여론을 호도하려는 구태는 이제 벗어야 한다.시장 한명은 속일 수 있어도 2백40만 시민을 모두 속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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