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견건설업체 포옹작전

입력 1994-01-17 00:00:00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삐거덕거리는 소리까지 내던 이들 업체들은 구랍29일1군업체인 청구.보성.우방.서한.화성등과 주택건설전문업체인 동서.영남등이모여 단합을 과시하고 상호협력을 다짐했었다.이날 모임은 좀처럼 함께하지 않던 대표들이 모두 참석, 그동안 앙금을 털고화기애애한 분위기였는데 새해들어선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안마련에 착수까지했다고 전해진다.

도급순위 전국1백위권내에 포함된 이른바 1군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역내업체간의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자는 의미와 함께 역외업체에 대해서는 공동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업체들이 이런 호혜적 태도를 보인것은 그동안 삼성, 현대건설등 자금력을 앞세운 서울지역 대기업들의 공략에 지역업계의 대응자세가 너무 안일해지역에서 발주되는 공사조차 역외업체에 빼앗기는 시장잠식에 대한 위기감을공감한데서 비롯됐다고 보성 김상구사장은 밝혔다.

게다가 이들 업체들이 모두 주택건설사업을 주력으로 기업을 성장시켜오는과정에서 지역업체간 경합이 대외결속력을 약화시켜왔다는 자성론도 이런 보완적 관계무드 형성에 일조한 것으로 업계서는 보고있다.

실제로 대구지역에서 발주된 대형공사가운데 대구-경산간 도로확장공사나 앞산순환도로 확장공사, 북부하수종말처리장공사등이 외지업체에 넘어가는등 지역중견건설업체들의 지역공사 수주능력의 한계가 자주 드러나기도했던 것이다.특히 대구지하철 19개공사구간중 청구, 우방, 화성산업등 3개업체만이 현재참여중이어서 앞으로의 수주기회 확대등이 과제로 남아있고 지난해부터 바뀐입찰제도가 자본력이 약한 지방업체에게 크게 불리해 지역 중견업체들의 단결력 과시가 지금시점에선 적절한 대응책이 될만한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지난해부터 시행된 사전입찰자격심사제나 차액보증금제등은 공사 경험이 부족하고 자본력이 약한 업체는 성장의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는 입찰방식이어서 중견업체간의 공동도급등의 협력관계형성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차원에서도 긍정적 의미를 가질수 있다고 서한 김을영사장은 주장하고 있다.최근 (주)우방이 낙찰한 유통단지조성 공사가 비록 공사금액(1백50억원)의절반에 출혈수주했다고는 하나 지역의 역점사업이 지역업체의 손에 건설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이런측면이 외지업체에게 전달될때 지역공사의 지역업체 수주범위가 점차 견고해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최근 상호보완적 관계를 양해키로 한 이들업체들은 구체적인 협조관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재력을 내세운 대기업의 덤핑경쟁에 지방업체간의 연대가이뤄진다면 출혈부분을 공동분담하면서 대기업의 역외진출에 대응할 자세를보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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