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가 그림값 슬그머니 인상

입력 1994-01-15 08:00:00

새해들어 국내외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자 미술시장도 다소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초부터 작가들의 호당가가 슬며시 들먹여지는등 작품값을 올리려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계속된 불황에 공직자 재산공개, 실명제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미술시장은 올해는 {한파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것이라는 진단속에 엔고.UR타결등 국제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수출호조 전망, 경기호전.미술시장 회복의 상관관계등에 낙관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일부 화상들은 국내 미술시장의사이클이 4-5년 정도라며 90년이후의 시장침체가 올해부터는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황에 시달려온 해외 미술시장의 경우도 지난 연말의 뉴욕소더비 근현대 미술품 경매가 예상가를 1억달러이상 초과해 총 낙찰가 3억2천만 달러를 기록,이변을 낳았으며 크리스티 한국미술품 단독경매는 지난 봄의 덤핑경매 의혹과 달리 이번엔 내정가의 상향조정, 내정가를 상회한 낙찰가등으로 역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아 바야흐로 해외 미술시장의 경기회복이 예측되고 있다.이같은 분위기 때문일까, 대다수 중견작가 이상의 작품값이 실거래에서 30-50%까지 뚝 떨어졌던 지난 해와 달리 올들어서는 작가들이 호당가를 상향조정하는 예가 조금씩 늘어나 전반적으로 작품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향토 작가중엔 서양화가 ㅂ씨가94년도 작품부터는 종전의 호당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였고 최근 인기작가로 떠오른 40대초의 서양화가 ㄱ씨는호당 20만원을 그대로 두되 50호 이상의 작품값을 호수에 따라 약간씩 상향조정했다. 불황에 따른 최근 미술시장의 중.저가품 선호추세에 따라 새로 인기작가로 부상중인 호당 10만원대의 30대 서양화가들중 상당수가 올해부터 호당가를 다소 높일 것이라는 소문이 정초부터 화랑가에 퍼지고 있기도 하다. 화상들은 미술시장 경기침체 이후 계속된 호당가 동결을 이유로 올들어 작품값을올리려는 작가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작가중에는 올린지 1-2년만에 다시 올리거나 화력.예술적 완성도등과 상관없이 {남이 올리니까} 식으로 덩달아 올리는 예도 적지 않다. 작가가 자기 작품의 가격을 정하는 관행, 크기에 근거한 호당가 가격제등은 미술시장의 전면개방.국제화 그에 따른 해외미술품 유입등 미술환경 변화를 앞두고 개선돼야할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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