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현지시간)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채 상복을 벗기도 전에 열흘간의 일정으로 유럽나들이에 나섰다.지금 세계는 그가 취임후 꼭 1년만에 갖는 유럽여행과 지난 60년대초 영국옥스포드대학 학생으로 옛소련을 방문한후 30년만에 찾는 모스크바여행에 깊은 관심을 갖고있다. 이번 그의 유럽및 러시아여행은 23개국 정상을 만나며어머니 장례식을 앞당겨 치르고 부랴부랴 떠날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그의 순방일정에서도 잘 알수 있다. 그는 일요일 오후 첫 기착지인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도착, 이번여행의 주목적이자 중요한 기로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정상회담에 참석한다. 모두 16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이번 NATO회담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등 옛동구국가들의 새로운 회원 가입문제를 비롯, 러시아의 보수주의 부활,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보스니아 공습문제등 유럽안보의 핵심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두번째 기착지인 프라하에서는 체코를 비롯,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등 옛 동구국가들의 지도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는 최근 러시아에서 새로등장하는 초극단의 민족주의 세력에 대한 견제를 부탁하고 이들 국가들의 계속적인 민주화와 시장경제정책을 지지함으로써 유럽과 세계의 평화적 안보틀을 마련하자는데 그 속셈이 있다.
오는 13, 14일 세번째 방문지인 모스크바에서는 크렘린궁에서 보리스 옐친을 두차례나 만남으로써 서방세계의 그의 개혁정책에 대한 지지를분명히 전달할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해 연말 의회선거에서 큰 지지를 받은초국수주의자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만나지 않음으로써 미국이 옐친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겠다는 의지이다. 옐친과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문제를 포함, 옛 소련공화국들의 핵감축 노력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귀로에 옛소련 영토였던 벨로루시공화국(15일) 수도 민스크에 들러 벨로루시공화국의 핵감축 노력에 사의를 표함으로써 현재 핵문제를 놓고 미국에 으름장을 놓고 있는 우크라이나등 옛소련산하 공화국들에 미국의 핵감축노력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16일에는 마지막 기착지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중동문제에 대해 논의를 한후 워싱턴으로 올 예정이다.이상과 같은 클린턴의 유럽순방 목적은 크게 세가지의 의미를 들수 있다.첫째 목적은 옛동구에서의 공산주의 부활이나 초국수주의적인 지리노프스키의 등장에 대한 경계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계속적인 세력확장이다. 이는 미국이 탈냉전시대에도 유럽의 안보에 계속 주도적으로 참여,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놓겠다는 발상이다.
둘째로는 클린턴정부의 대아시아 태평양위주의 외교정책 치중에 대한 유럽각국의 서운함을 달래려는 의도이다. 클린턴은 사실 경제적인 면에서 유럽연합(EU)을 견제하기위해 아시아국가들과 APEC정상을 만나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등 관계개선에 힘써 왔으나, 유럽은 한차례도 방문하지 않아 유럽국가들과 소원한 관계였었다. 클린턴은 이제 UR이 타결된 마당에 더이상 유럽과불편한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셋째로 클린턴개인이나 현정부의 유럽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다. 실제 미국은유럽인들이 클린턴을 {밤에는 색서폰이나 불고 아침에는 조깅이나 골프만 할줄아는 어린애}로 생각하고 있다(파렐라 해리만 주불미국대사의 말)는 판단아래 이번 기회에 클린턴이 얼마나 지적수준이 뛰어나고 통치력이 있으며 현안을 대국적으로 판단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취지이다. 미국의 언론들은최근 클린턴의 유럽방문과 때를 맞춰 그의 스캔들에 대한 보도는 일체 중단하고 [그는 레이건이나 부시와는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지적이고 통솔력이있다]고 극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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