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랑 내가먼저...(5) 환경을 살리자

입력 1994-01-07 08:00:00

이 지역의 자존심 같이 도도히 흘러온 금호강.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모든 것을 삼킬 듯 향토를 휘감아 흘렀다. 사시장철 비파소리를 내며 팔공산과 짝을 해 {달구벌정신}을 만들어낸 모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검은 빛 폐수를 품고 죽음을 향해 흘러 갈 따름이다. 사랑도옅어졌다. 아이들의 자맥질이 끊긴지 오래고 등을 돌린 놀이객들은 돌아올줄을 모른다. 그 흔해 빠진 낚시꾼도 간간이 보일 따름이다. 변함없이 찾아주는 발길이라곤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물을 떠가는 환경청 직원이 고작이다.더이상 노래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수질오염도(BOD)가 지난해 평균 13ppm을 기록, 지난 89년의 47.5ppm에 비해크게 나아지고 있다는 환경청의 발표다. 그러나 환경기준 3ppm과는 너무도거리가 멀다. 아직 {삶}을 확인받기에는 이르다.

금호강의 숨통을 죄는 주범은 대구시의 생활하수. 하루 65만t씩 쏟아지는 이생활하수중 24.6%인 16만t이 손도 써보지 못한 채 유입되고 있다. 산업폐수도 매일 18만t씩 더해지며 유려했던 우리의 강을 더럽히고 있다. 지난해 들어11월까지 4백61개 업체가 기준치 이상의 폐수를 방류하다 적발됐었다.박찬갑대구지방환경청 관리계장은 "우리강을 살리려는 시.도민들의 의지가한데 모이면 금호강은 반드시 다시 살아나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줄 것"이라고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지난 91년 3월 두산전자 페놀 유출사건이후 지역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 오염치가 급속히 잡혀가고 있는 점을 실례로 들었다.

그러나 아직 선진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다는 그의 지적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중요하지만 세제 덜 쓰기운동도 범 시.도민 정신운동으로 정착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각종 폐수를 배출하고 있는 군소규모의 자영업자들도 향토사랑 차원에서 무단방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오염도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개선되기 힘들다.

"대구하늘에서 스모그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날은 눈.비 오는 날뿐"이라는 자조다. 포항.구미등 경북지역 중소도시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해동안 자동차매연을 내뿜다 적발된 대구지역차량이 1천3백36대. 적발되지 않은 매연차량이이보다 훨씬 많다는 분석이다. 대구시와 자동차 메이커들이 매연배출을 줄이기 위해 매월 15일과 30일 이틀간 두류공원 야구장앞길에서 매연배출 검사와에어 크리너 교환을 무료로 해주고 있지만 참여도가 극히 낮다.전문가들은 검사후 6개월이 지나면 검사를 한번씩 받아 관련기기를 조절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디젤차량의 경우 적어도 2개월마다 에어 크리너를 교환, 대기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쓰레기 무단 소각과 일부 목욕탕의불법 벙커C유 사용도 공기를 더럽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2백90개업체가 대기를 오염시키다 적발되기도 했다.

자동차 경음기 사용자제가 소음공해를 줄이는 첫걸음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와함께 쓰레기매립장등 각종 환경시설 설치에 대해 지역주민들간의 합의를도출, 대승적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반대}{죽어도 반대}만이 향토사랑은 아니다. 그것은 곧 대화와 대안(대안)제시를통한 문제의 해결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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