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개편후 민자당내 역학관계

입력 1993-12-25 13:06:00

이번 당정개편에 대해 민자당내 각계파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형국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정가의 관심사는 민주계와 김종비대표 그리고 김윤환, 이한동의원으로 대표되는 민정계의 위상과 각 그룹중진들의 향후 입지에 쏠리고 있다.0...일단 민주계는 이번 대규모 당정개편을 통해 당정을 완전 장악, 사실상명실상부한 정권의 주체로서 승리감을 만끽하는 모습이다.청와대는 박관용비서실장과 이원종정무수석, 홍인길총무수석 그리고 김기수수행실장, 장학노제1부속실장이 배치되었으며 내각에는 최형우내무장관 서청원정무장관 김우석건설장관이 포진했고 당에는 문정수사무총장과 백남치기조실장및 강삼재제2정조실장등이 자리를 잡았으며 안기부에도 김기섭기조실장이버티고 있다.

그래서 민자당도 리더십과 추진력에 있어 다소 약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문의원이 신임사무총장에 기용되었지만 당정에 박혀있는 가신그룹들의 유기적인협조로 개혁드라이브물결속에서 편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0...민주계의 당정완전 장악속에서도 김종비대표는 손익을 계산해보면 손해나는 장사는 하지 않았다는게 정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김대통령은 당정개편이후에도 계속 {김대표중심의 당운영}을 강조하고 있는점으로 봐서 일단 신임을 받고 있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물론 내년 전당대회에서 교체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상황으로서는 유임안정권에들어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대표가 요즘 기분이 좋은 것은 내년 전당대회에서의 잠재적 라이벌들이 사라졌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일단 민주계의 대표인 최형우의원은 내무장관에 임명됨에 따라 일찌감치 거론자체에서 제외됐고 이한동의원도 총무자리에 기용되어 당직자로서 어떤 움직임도 할 수 없는 처지에놓여 있고 따라서 이들의 행보가 없는 마당에 김윤환의원도 미동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0...이번에 3선총장밑에서 일하게 된 4선의 이한동총무에 대해서는 정가의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이의원의 입장에서는 흔쾌한 입장은 아닌 듯 하다.

총무로 임명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무자리에 내가 적재인지 회의감이 들지만 당총재와 당명에 따라..."는등의 표현으로 다소 섭섭함을 표했다. 물론대통령의 임명지시가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거부하는 것은 여권인사로서 제거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식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김대통령도 이같은 이의원의 심기를 읽은듯 "선거가 없는 해는 사무총장은집을 지키는 것이며 사무총장의 서열이 높은 것은 과거 4공때 유급당원이 많아 사무총장을 중시하게 된것같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의원의 마음을달랬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일단 김대통령이 이의원에 대한 애정을 어느정도 표현하고 있는 측면도 간파할수 있지만 내년은 비록 선거가 없는 해지만 전당대회,지구당물갈이, 지방자치단체장선거준비등 당으로 봐서는 선거당해연도보다도더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등 사무총장이 여전히 핵심자리인만큼 단순히이의원의 심기를 한번 어루만져주는 차원의 냄새도 강하게 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0...현재 평가가 가장 어려운 사람이 민정계 최대보스 김윤환의원이다.그는 아직도 김대통령으로부터 각별한 위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언제 기용될지가 하세월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당정개편의 인선결정과정에서도정보조차 귀띔받지 못하는등 무력상태를 노출시키고 있다.

김의원은 당초 개혁1년평가시점인 전당대회에서의 나름대로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현재 여권핵심부의 기류로 봐서는 이마저도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1년휴식}이란 말대신에 {전반기휴식}이라는 말을 하고 있을 정도로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가일부에서는 신의를 강조하는 김대통령의 스타일을 봐서 총리나 당대표를 언젠가는 맡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이렇게 떠밀리다가 끝내 졸업할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등 확실한 판단을 불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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