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북핵 국제감각바탕 유연히 대처

입력 1993-12-22 08:00:00

0...실제 쌀농업의 {새로운 환경}에 대비한 준비에서는 우리와 일본이 엄청난 차이를 갖고있다. 우리가 고함만 지르고 있는 꼴이라면 일본은 동시에 내부적 구조개선을 상당수준 이미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다..."지난6월, 92년 한해동안 매일신문에서 연재한 농업관련 시리즈물이 {UR 활노가 보인다}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었다. 91년도부터 전국 일간지중 처음으로{농업면}을 시도, {농장} {대구.경북 사과 백년} {일본의 농업정신}이란 제목으로 UR에 대비, 대구.경북권과 일본의 농업현장을 취재, 연재물을 썼다. 앞에 인용한 글은 {쌀 개방 절대부가}분위기속에서 {개방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글중 한토막이다.우리들은 그동안 무얼했나. 정부는, 우리 언논은, 농민은, 소비자는 UR이란말을 듣기 시작한 때부터 그 오랫동안 무얼했나.

정부는 식자들의 대부분이 불가능할 것으로 이미 알고있었던 사실을 {쌀 개방만은 부가}라는 거짓말만 끝까지 되풀이했고 문민정부이후에는 룡두사미로끝나다시피한 재산공개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다. 일본은 6-7년전부터 워싱턴에 사무소를 설치, 미국내 동향을 정보수집하고 있었다는데 우리는 나라의뿌리인 농업의 장래가 불투명한데 나뭇가지를 치는데만 바빴다.농민들은 순진하게도 나라를 경영하는 높으신 어른들의 말을 믿고 또 믿어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우리 언논은 사회를 계도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그동안 어느 신문.방송도 장기적인 대책수립마련을 정부에 촉구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 연구팀등에서 UR과 새로운 경제질서에 관한 세미나를 가져도 그것은 학자의 몫일뿐 누가 관심을 가진적이 있었던가.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공부는 않고 아는 문제만 출제되기를 바라거나 시험이연기될것을 망연히 기다리듯, 거북한 문제는 일단 미루고 피해보려는 마음들이 아니었던가. 막상 시험을 치르고는 정부.언론.농민 모두가 {대통령의 사과)니 {유예기간}이니 하며 비켜간 정답 맞추기에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정부는 언제 그런 계획안을 마련해 놓았던지 농촌부흥세.농지은행을 신설한다, 농촌종합병원을 증설한다, 농민 연금제등을 조기 실시한다, 6개월내에 농촌개조를 위한 1.2단계 5개년계획을 수립한다는등 농촌개선안을 부랴부랴 발표했다. 건국이래 이만한 농촌대책이 나온적이 있었던가. 그럼에도 이 개선안이 얼치기로 베낀 커닝 페이퍼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만한 대책을 며칠새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정부가 그동안은 무얼하고 있었나 묻고 싶다.

책임을 추궁하게 된 기회를 잡고 전국 농민들을 혼자 걱정하는듯 목청을 높이는 야당은 그 오랜 동안 UR을 잊고 있었나.

척화비만 부둥켜 안고 있던 대원군처럼 오늘의 정부도 중진국에 불과한 우리나라를 너무 과신하고 있는 듯하다.

올림픽 개최도 국제화에 한몫을 한 대단한 일이지만 세계경제전쟁에서 싸워내 몫을 조금이라도 더 찾아오는 것이 국제화시대에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다."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드는 중대한 시점에서 국가와 국민적 생존전략으로 본격적인 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국력을 집결시키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14개부처 각료에 대한 개각이 단행되었다.

기다려보자. 우리 국민은 또 속을 준비가 되어있다. 속는데는 이력이 난 우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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