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인선 뒷 얘기

입력 1993-12-21 12:16:00

인사에 관한한 '철통보안'이라는 김영삼대통령의 철칙은 이번 개각에서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인선발표가 반나절 앞으로 박두해 옴에도 이날오전까지청와대주변은 김대통령의 함구령으로 인선내용이 일절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청와대**0...이경재청와대대변인은 20일 "김대통령은 21일오전 이회창국무총리를 불러 개각인선을 협의한뒤 오후에 발표할것"이라고 말해 20일로 예정됐던 이총리와의 협의가 하루뒤로 연기되었음을 공표.

김대통령이 이총리와의 면담일정을 연기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끝까지 보안을유지하기위해서라는 풀이. 그러나 이같은 '시간표'를 고려한다면 사실상 이번 개각에서도 이신임총리자신이 강한 집념을 보였던 '총리제청권'은 물건너간것이 아니냐는 지적. 이경우 총리자신이 대통령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거나 그도아니면 대통령이 총리제청권을 충분히 인정치않고있다는것중 하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들. 이에대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총리와는 이미 임명장을 수여할때 충분히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

박관용비서실장, 김영수민정수석, 홍인길 총무수석, 김혁규사정1비서관등 이번 김대통령의 당정개편구상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은 이날도언론과의 접촉을 가급적 삼가는 가운데 어쩌다 만날 경우도 "우리도 아는게있어야지"라며 함구로 일관.

박실장은 이날아침 대통령과 면담한뒤 오전11시쯤 1시간여동안 고위층 인사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김사정비서관과 단둘이 자료를 검토한것으로 알려져 입각대상자에 대한 검증결과를 정리한것 아니냐는 추측.

김대통령은 내각개편에 이어 청와대비서실과 민자당당직개편을 22일이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청와대비서실개편과 관련, 가장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

청와대비서진은 대부분 정치권밖에서 김대통령이 데려온 인사들이라 그들을경질할 경우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이때문에 비서관들은 비교적 '유임'쪽으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는가운데 한 비서관은 "청와대비서진 경질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경질될 수석들이 내각으로 들어갈 전망이 별로 없다는 얘기가 아니겠느냐"며 불안감을 피력해 눈길.

이런 가운데 이날 청와대에서 있은 오전의 엑스포확산대회와 저녁의 민자당의원 만찬은 '작별'모임같은 분위기.

특히 이날 엑스포확산대회에는 전국무위원이 참석, 이번에 바뀌게되는 장관으로서는 마지막 청와대 참석행사가 된셈.

**총리실**

0...취임후 각계인사 예방, 업무보고 청취등으로 연일 바쁜일정을 보낸 이회창총리는 김영삼대통령과 개각인선 관련 독대예정일로 알려진 21일 오전에는일체의 공식일정을 비우고 대기하는등 총리실 주변은 폭풍전야와 같은 적막한 분위기를 연출.

개각으로 다수부처의 차관들이 새장관 맞기에 바빠질것을 감안, 이날오후에열릴 예정이었던 각부처 차관회의까지 아침8시로 앞당기는등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기도.

한편, 현임 장관의 경질여부와 새장관으로 누가 올것인가를 놓고 술렁거리는타부처와 달리 미리 새주인을 맞은 총리실 직원들은 비교적 안정을 되찾는분위기였으나 새로 편성될 내각이 국정전반에 미칠 영향등과 관련, 마지막 순간까지 개각의 폭과 새내각의 성격, 앞으로 총리실의 위상문제와 직결될 이총리의 국무위원제청권행사여부등에 깊은 관심을 표명.

지난번 총리지명을 앞두고 10여명의 유력인사들이 새총리 물망에 올랐으나거의 거명대상에 오르지 않던 이총리에 낙점된 경험탓인지, 내각개편과 관련구체적 인물명을 거명하는 데는 신중을 기하면서도 개각의 폭에 대해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체로 경제.정치부처 장관들은 크게 바뀌는 한편 외교.안보부처 장관들은 대부분 유임될 것이라는 쪽으로 압축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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