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UR협상팀 자화자찬...{저자세외교}감춰

입력 1993-12-15 00:00:00

14일 오전(현지시각) 쌀개방조건 최종타결안을 발표한 뒤 우리협상대표들은한결같이 "이같은 특별대우는 특혜에 가까울 정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밖에 서비스.공산품.금융시장접근협상도 비교적 {자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평한 후 애써 동의를 구해보려는 빛이 역력했다. 호반의 도시 제네바에서 열흘이상의 고되고 힘겨운 말싸움의 상대는 이번 UR협상에서 위력이여지없이 입증된 미국이었기에 우리협상팀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할수있다.이들 협상대표들은 14일 밤 늦도록 미국의 엄포에 녹아나는 일본.유럽각국의저자세에서 우리라고 어떻게 {극한투쟁}을 불사할 수 있겠느냐며 좌불안석이었다. 그러다 미국이 막판에 우리의 특수상황에 다소 관심을 기울이며 협상은순조롭게(?) 마감됐다.

물론 우리대표단의 {선전}을 비하시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몇개 품목에서좀더 나은결과를 가져올 수있는 기회가 몇차례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이기주의등이 재현, 적전분렬양상을 가져와 관계협상국에 우리측의 {의중}이탐지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번 UR협상에 임하는 우리 대표들은 사실상 여타회원국들과는 사정이 크게다를 수 밖에 없었다. 전국민이 절대 절명의 쌀개방불가 배수진을 쳐 모든분야 협상은 {쌀개방 불가}를 따내려는 연계전략이 전리되는 수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미국측이 초반의 {매파자세}를 바꿔 마지막 단계에서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바람에 차선책 가운데 최상의 결실을 거뒀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미국은 자신들의 요구를 극력 반대해왔던 국가들을 국력.친교관계.이념 등을참작해서 채찍과 당근 각개격파식으로 저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굴복시켰기때문에 대한협상도 그런 도식에서 자를 재어보면 {워싱턴의 속셈}도 수면위에노출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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