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UR 고지선점 위해 무기없는 전쟁

입력 1993-12-13 00:00:00

현재 제네바에서 펼쳐지는 UR협상 최종마무리 단계는 마치 {국가간 총력전}으로 비유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이 양상은 116개국 상호간에 무기만 들지않았지 국가간의 사활적 이해관계에얽매여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각국 대표들의 몸부림은 처절할 정도다.

특히 지난11일 끝난 EC정상회담과 지난주 6일에 개최된 미.EC 무역회담이 심야까지 마라톤협상을 지속해왔는데 최근들어 이곳에서 속개되고 있는 각국 쌍무협상도 {철야협상}이 일반화되어 72시간도 채 남지 않은 UR최종타결시한까지는 협상리듬이 초반의욕과는 달리 소진되면서 왕성한 투지와 체력을 지닌국가대표들의 {버팀정도}에 따라 상당한 변수도 없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12일 오후6시(한국시간 13일 오전1시) 허신행농림수산부 장관은 집요하게 촉구하고 있는 우리측의 쌀협상 요구안이 미국측에 의해 번번이 묵살되고 있는상황을 [마치 온몸의 피가 역류되는 듯한 무거운 심정]이라고 토로, 이미 자신은 정상을 몇발자국 남겨두고 심장마비로 허우적거리는 산악인의 처지나 같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측 입장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그들은 아직도 EC와의 영화제작, 오디오비디오, 항공기, 선박, 섬유(포르투갈이 항의)등 미타결분야를 며칠 남지않은 시한내에 미여론과 의회를 배경으로 {밀어붙이기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완강한 {프랑스 외교}에 부딪혀 좌초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캔터 미무역대표는 지금 손오공마냥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미-유럽 대서양상공을 누비고있다. 그를 가리켜 일명{스카이 캔터}라는 별명이 나돌만큼그의 양어깨엔 세계무역환경의 운명을 가늠하는 십자가가 지워져있다. 워싱턴훈령후 이곳에 온 미국측은 하루하루가 곤혹스런 날이다. 각국별로 통사정하는 특수분야에 대한 미여론이 원칙고수의 강경분위기로 치달은 것도12일 한.미최종쌀협상 담판을 하루 순연시킨 주인이라고 볼 수있다.반면 우리나라는 기정사실이 된 쌀개방에 대해 그간 불가방침으로 처신해왔던 정부.의원들의 무책임하고도 우물안개구리식 국제환경투시력이 준엄한 심판을 받게된 것이다. {쌀개방}은 어떻게보면 우리외교의 단견과 정치인의 안방정치의 허약한 실태를 만천하에 공개한 인재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것같아농심은 그저 허공에만 매달려있는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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