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본선 6개월여 남짓

입력 1993-12-09 08:00:00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내우외환이 겹쳐 벽두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대한축구협회는 94 월드컵 본선(6월7일-7월7일, 미국)에 대비, 8일 선수들을소집해 1단계 훈련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코치 선임이 지연된데다 프로구단의 조기합류 반대로 훈련일정이 빗나가기 시작했다.대표팀에 차출된 프로선수들은 현재 소속구단이 이미 합숙훈련에 돌입했거나곧 시작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연내 소집은 불가능한 형편.

1차 훈련을 포기한 축구협회는 오는 1월7일부터 27일까지로 잡혀있는 2단계훈련때는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기간에도 대부분의 프로팀들이 해외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월드컵본선을 눈 앞에 두고도 대표팀관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협회와구단의 불협화음과 대표팀 코칭스태프 정비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김호감독의 거취 결정이 늦어진데다 허정무 포철감독의 대표팀 코치 선임을 놓고도 구단과 축구협회가 한동안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협회가 국내 코칭스태프의 약점을 보완할 기술자문으로 영입할 예정이었던아나톨리 비쇼베츠 구소 대표팀 감독마저 러시아 축구계의 내분으로 영입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올해 정규리그 기간과 겹쳐 있는 월드컵 본선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으로사색이 된 프로구단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각 구단은 월드컵 본선의 중요성을 감안, 국제대회 1개월 전에 선수들을 차출하게 돼 있는 대표팀 관리규정에는 상당한 융통성을 보이고 있으나 그렇다고 본선 대비 훈련과 본선경기 및 아시안게임 등 근 8개월간이나 소속팀 선수들을 대표팀에 징발당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올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일화는 내년시즌에 대비, 이미 춘천에서 체력훈련을하고 있고 조영증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에서 합숙에 들어가는 등 7개구단 모두 자체 스케줄대로 움직이고있다.

이런 상태라면 협회가 대표선수 2단계 훈련기간(1월7-27일)에라도 프로팀 소속선수들을 제대로 소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은 또 억대의 스카우트 비용과 구단 운영비 등 막대한 투자를 하고있는이상 최고의 성적을 내야하고 팬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스타플레이어들을 프로리그에서 뛰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구단측의 주장에 맞대응하기 어려운 축구협회는 구단의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대의명분을 내세워 월드컵 본선의 성격과 한국축구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1월소집만큼은 늦출 수 없다고 완강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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