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쌀개방협상에 문제있다

입력 1993-12-06 08:00:00

이제 쌀시장개방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UR협상대표단 단장이자 농림수산부장관이 쌀의 관세화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사실상 정부발표나 다름이 없다.

그래도 {우리의 특수사정}을 들어 우리만의 예외를 기대했던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다. 연일 계속되는 농민과 관련국민들의 반대시위는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됐다.

이제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택인 개방불가는 기대할 수 없게됐다. 따라서 개방조건을 가장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일이 최대의 현안이 됐다. 그런데 걱정이되는 것은 현지에 가있는 협상실무단의 자세이다.

즉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을 따내겠다는데 목표를 둔것이 문제다. 다시말해관세화 년유예에 최소 시장접근폭이 4-8%보다 낮으면 만족하겠다는 것이다.이래서는 안된다.

개도국우대조항으로 유예기간 10년에 최소시장 접근폭 2-3.3%가 이미 결정돼있는 상황이므로 우리를 개도국범주에 넣지 않으려는 선진국과 협상만 벌이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협상분위기나 찾고 국제적고립이나 찾은것이 협상의 명수인양 행세하는것은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국익과는 전혀관계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한다.일본은 국제적으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내면서도 개방에는 소극적이어서 국가이기주의라는 고립을 자초했지만 협상결과를 언제나 유리하게 이끌어냈다.이번 UR협상에서도 일본은 마치 개방을 한듯하면서도 예외없는 관세화는 5년째 되는 해에 재검토한다고 돼있는 조항에서 기교를 부리고 있다. 즉 관세화아니다는 해석도 할수있는 것이다. 이렇게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하여 자국의이익을 지키고 있다. 우리도 이를 배워야 한다.

또한 우리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우리나름의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 예외없는 관세화가 어쩔수 없는 대세라면 우리는 개방일정을 우리의 경제수준이현재의 일본수준이 되면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 개방하겠다고 주장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개도국개방수준보다 더 유리한 개방조건을 따낼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사정이 어렵다는 호소만으로는 역시 집단이기주의에 빠져있는 선진국을 설득시키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일은 섣불리 패배주의에 빠진다든가지나간 일을 두고 열을 올리는 소모성 토론이다. 개방불가논자도 개방불가피논자도 모두 언젠가는 개방하지 않을수 없다는 시대의 흐름은 알고있었다. 다만 그 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대한 차이일 뿐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것이다. 또 정부의 대처도 직접소득보상과 같은 듣기좋은 소리만 해서는 안된다. 실현가능성이 있는 대책이어야 한다. 실현가능성이 없으면서 듣기만 좋은소리는 또 한번 농민을 배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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