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에서부터 80년대말까지 시대적 운명의 어두운 그늘에서 고뇌하고 몸부림쳤던 젊은이들의 과거를 개성있는 문체, 흥미있는 구성으로 현재화시키고있는 두 장편소설이 동시에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있다. 김하기씨의 첫 장편{항로없는 비행}과 늦깎이 소설가 유서로씨의 첫 장편 {지극히 작은 자 하나}가 화제의 소설들이다.민족문학계열의 젊은 소설가 김하기씨(35)의 {항로없는 비행}(창작과 비평사간)은 기성세대와의 갈등으로 고뇌하며 각기 다른 경로로 역사를 재발견하고나름의 가치와 인생을 찾아가는 신세대 젊은 군상들의 반항과 좌절등 이야기를 다룬 작품.
미전향 장기수 문제를 다룬 소설집 {완전한 만남}(90년)을 발표, 90년대 민중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번 {항로없는 비행}을통해 깊이보다는 시대적 조류와 감각에 따라 쉽게 쓰려는 가벼운 문학풍토에 일정한 무게로 맞선다. 이 작품은 비극적인 분단의 역사가 어떻게 젊은세대들의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지,젊은 세대들은 분단의 역사를 발견하고 어떻게 반응하며 행동하는지를 다양한 노선의 운동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운동방향의 모색과정에서 겪는 분단에 대한 추체험을 그린 성장소설이다."80년대 학생운동의 근본원인을 그려보려했다"는 작가는 "취재과정에서 만난 여러 군상들의 흔들림을 목격하고 당혹감을 느끼면서 애초의 동기규명에서다양한 삶의 현실로 무게중심을 옮겨 결국 남녀주인공의 애정하나를 붙잡고소설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전북대에서 불문학을 강의하는 류제호교수가 지난 20년동안 붙들고 지낸 암울한 시대의 기억을 40대에 들어와 늦깎이로 {유서로}라는 필명으로 발표한장편소설 {지극히 작은 자 하나}는 인혁당 사건,광주항쟁등 어둡고 절망적인 현실과 함께 만난 20대 두 남녀의 과거 기억을 40대 장년이 된 시점에서되돌아보며 그린 2인칭시점의 소설이다.
사태의 진상과 핵심을 찌르는 문체가 아니라 에둘러 가는 문체로 그리며마치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으로 과거사를 현재화하고있는 이 작품은 당시 문학이 {차마 쓰지 못한 혹은 차마 쓸 수없는 문학의 양식}(문학평론가진형준.홍익대교수)이었기 때문에 70년대에 대학을 입학하고 80년대를 거쳐90년대에 살아남은 40대 문학소년의 회고록을,회한으로 얼룩진 추억의 모습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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