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열반을 계기로 조계종의 청정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거의 명맥이 끊어지다시피한 근대불교의 선맥을이어온 고승들을 중심으로 한국불교의 맥을 세차례에 걸쳐 짚어본다.근대 한국불교의 선맥은 {한국의 달마}라고 불리는 경허스님으로부터 이어진다. 그 뒤를 이어 만공 한암 룡성 한영 구하 만암스님등 각 산문의 선맥을이룬 거봉들로 자리매김을 한다.이들중 만공 한암 용성스님은 독특한 가풍으로 선종의 중심을 이루었고, 이들에게서 법을 이어받은 효봉 동산 김오 청담 경산스님등은 지난 54년 비구-대처간 정화운동의 주역이자 한국불교 증흥의 밑거름이 된 선사들이다.한국의 근대선은 경허스님(1849-1912)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근세에 와서 거의 1백년 이상 끊어졌던선풍을 다시 불러 일으킨 크나큰 업적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엄숙주의를 외면한 막행막식은 뒷날 승풍문란의 한 원인이 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은 경허스님이 가르친 참뜻을 꿰뚫지 못하고 겉모습만 본뜬 후학들의 잘못이라는 반론에 부딪힌다.
아홉살에 출가, 동학사 강원의 20대 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경허스님은 악성호열자가 만연해있는 죽음의 현장에서 발심, 동학사 강원을 폐쇄하고 잠을 자지않는 용맹정진에 들어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로부터 20여년간 천장사 수덕사 범어사 해인사 송광사 화엄사등에 선방을 개설하고 선풍을 크게 진작시킨 후 월정사 법문을 마지막으로 홀연히 유랑행각에 나서 머리를 기른채 64세에 열반했다.
산사에서나 마을에서나 철저하게 무소유를 실천했던 그의 선풍은 오늘날 조계종 참선수행의 요체로 화두에 의해서만 진리를 깨닫는 힘이 살아난다는 {간화선}(화두선)이다. 장님에게 눈이 되는 지팡이처럼 우리들은 마음이 장님이기 때문에 화두라는 지팡이에 의해서 비로소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수 있다는수행법이 간화선이다. 법제자는 근세 선사로 이름을 날린 만공 혜월 한암 수월스님등이 있다.
만공스님(1871-1946)은 일제 강점기 한국불교의 대처화로 상징되는 왜색불교화 과정속에서도 청정수행풍토를 지켰다. 그는 한일합방 뒤 사찰령 시행으로승려들의 파계가 잇따르자 총독부를 향해 비구를 파계시킨 죄로 아비지옥에떨어질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불교계 불간섭}을 주장했다.
만공은 경허의 선풍을 토대로 독창적인 선사상을 발전시킨 덕숭문중의 비조이다. 깨달음의 과정을 나(아)를 찾는 일로 여긴 선사는 나에 대한 깨달음도어떤 개인의 지혜로 끝나서는 안되고 반드시 다른 사람을 구하는 자비로 나타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월 전강스님에게 법이 전해졌고, 수제자 보월 문하에서 배출된 김오스님의 법은 월산(불국사 조실) 월탄(법주사 조실) 월서 월남스님등에게 이어졌다.
한암스님(1876-1951)은 경허문하이지만 만공과는 다른 선풍을 보여주었다.보조국사 지눌의 이론과 수행체계를 그대로 전수, 돈오점수의 선수행을 강조했다. 30세에 통도사 내원선원 조실이 된 그는 51세에 상원사로 옮겨 26년동안 산문을 나서지 않고 정진하다가 좌선하는 자세(좌탈입망)로 입적했다.6.25때 상원사 법당을 화마에서 지켜낸 일화는 유명하며 화엄경 연구에 일가를이룬 탄허스님 보문스님 난암스님이 문도이다.
룡성스님(1864-1940)은 칠불암 대은스님의 법제자로 만공 한암과 더불어 근대선풍을 중흥시킨 3대 지주이다. 불교계의 자주적 개혁운동을 위해서 교단의청정과 {일일부작 일일부사}이라는 ??농병행을 주장했으며 승려의 대처 육사을 금하고 조선 불교의 비구전통을 되찾자는 대각불교운동을 전개했다. 3.1운동때 33인중 한명으로 독립운동을 폈으며, 생시에 나온 치아사리는 해인사 용탑에 봉안됐다. 동산 고암 자운 동헌 고봉 성철등 {룡성 문하 10걸}이 덕숭문중과 함께 조계종단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범어문중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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