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복특보 남북회담 훈령조작}

입력 1993-11-18 12:41:00

작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이동복당시대변인이 대통령훈령을 조작, 협상을 실패로 만들었다는 소위 {대통령훈령조작 의혹 사건}이 다시 정치권으로 비화되고 있다.이는 지난해 10월 통일원국감에서 드러나기도 했지만 이번에 다시 민주당의이부영의원이 16일 예결위에서 [당시 이특보가 대표단의 공식청훈과는 별도의 지침작성을 요구, 대통령의 훈령을 묵살하고 엄삼탁안기부기조실장이 만든괴문서내용을 협상전략으로 삼았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폭로하면서 재부상되고 있다.

이와관련 민주당은 17일 최고위원간담회에서 [1천만이산가족의 꿈을 무산시켰을 뿐 아니라 남북대화에도 장애가 된다]며 이안기부장특보의 해임촉구를결의했고 이회원감사원장도 이날 예결위답변에서 [그점을 처음 듣고 놀랐다.그것이 국가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반한 것이라면 직무감사대상]이라며 [독자적으로 판단해 직무감찰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하는등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대해 이특보는 [이의원의 폭로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당시 답변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은 후였다. 최영철부총리가 강심장이라도 대통령훈령을 묵살조작할수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고 당시 임동원통일원차관겸 고위급회담대표는 [나중에 알려졌지만 3가지전제조건을 고수하라는 훈령내용에 대해서는 청와대 통일원장관 안기부장도 모르고 있었다. 누가 보낸 것인지 모르겠다]며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이부영의원이 폭로주장한 대통령훈령조작의혹사건과 관련 일정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92년9월5일=노태우대통령이 정원식국무총리(우리측대표)에게 고위급회담에서이산가족문제를 제기해 연말연시를 기해 성사되도록 하라고 지시.9월14일=정총리주재 고위전략회의에서 고향방문단실현, 판문점면회소설치,동진호선원귀환등의 3개조건이 이뤄지면 이인모노인을 북송시키기로 결정.9월17일=(0시30분) 정총리는 북한의 비공식입장을 우리정부측에 전하며 {청와대 통일원 안기부의 협의아래 지침을 내려달라}고 서울에 공식 청훈을 타진.같은 시각 이변인이 엄안기부기조실장에게 {이인모건에 대해 3개조건이 충족돼야만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지침을 재확인해 줄것을 건의}하는 청훈을 독자적으로 발송.

(오전7시15분) 서울로부터 기존입장을 고수하라는 전문이 타전됨(이는 안기부가 조작한 전문으로 확인됨)

(오전10시경) 이상연안기부장은 우리측대표단이 보낸 공식청훈을 최초로 보고받음. 이부장은 이어 오후2시경 최통일원장관 김종휘외교안보수석에게 청훈내용을 알리고 대책을 협의.

(오후3시경) 이부장은 노대통령에게 남북대화진행상황을 보고. 노대통령은{3가지 전제조건이 다 수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나 불가피할 경우 고향방문정례화와 다른 두 조건중 하나가 관철될 경우 이노인의 송환을 허용할 수 있다}고결정.

(오후4시경) 이부장은 이같은 훈령을 평양에 타전했으나 이대변인은 이를 끝까지 정총리등에게 전달치 않음.

9월23일=정총리주재로 통일원장관 경제기획원장관 안기부장 대통령비서실장통일원차관 안기부장특보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대통령훈령묵살및 조작사실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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