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핵해결 시한임박

입력 1993-11-10 00:00:00

북한의 핵문제가 막다른 골목에서 서서히 목이 졸려가고 있다. 북한은 녕변등 2개소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미.북한간의 협상이사실상 중단되었고, 따라서 미.북협상의 전제조건인 남북대화도 덩달아 지지부진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난국의 임시 타개책으로 북한인민군에 삭발령을 내리는 한편 또다시 병력을 휴전선부근으로 전진 배치하는등무력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시위일뿐 현실적인 남침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여러나라 정보기관의 분석이다.북한은 남북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고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요구에 전혀 진전된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3단계 미.북회담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있다. 그러나 미국측은 그동안 북한측에 끌려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저자세로 핵사찰 수용을 종용하고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북한은 그들이 목표한 바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때마다남한대비 군사적 우위를 앞세워 무력충돌 가능성을 공갈용으로 이용해왔다.북측이 번번이 제시하는 한반도내의 전쟁발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일본등우방들은 북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을 세워두고 있다.클린턴미국대통령도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동향에 언급, [북한군의 남침행위는바로 미국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말함으로써 북측이 저지를지도 모르는도발행위에 쐐기를 박았다. 또 일본의 나카니시 게이스케(중서계개)방위성장관은 [한반도에 군사적 이상상태가 발생했을 경우 일본은 헌법이 허용하는 테두리내에서 모종의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카니시장관은 [이웃집에 불이 났을땐 그집이 쓰러지도록 내버려 둘수 없다는게 일본의 견해]라고 밝힌바 있다. 다만 북한의 혈맹이라 할수있는 중국만이 [북한에 대한 압력행사가 꼭 유용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은 반면 대화가 성과를 거둘수 있을것]이라고 북측을 우회적으로 두둔하고 있다.

이제 북한은 끈질긴 회피지연전술에 미국측도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있음이분명하다. 미국은 워싱턴을 방문한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을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맞아 북핵에 관한 신중한 논의를 했다고 한다. 이 두사람의핵논의는 결국 북한이 사찰을 수용치 않을 경우에는 경제재조치가 필연적으로 가해지리라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오는 2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어 최종시한이 결정될 예정이며 제재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북측에 핵사찰 수용을 요구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북핵문제가여느 때와는 아주 다르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날짜가 임박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이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를 피하는 길은 핵을 포기하는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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