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부실...법규 느슨탓"

입력 1993-11-08 08:00:00

사립학교 운영을 뒷받침하는 관련법이 허술, 대학 및 전문대학의 부실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제는 상황이 변한만큼 관련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대학관계자들에 따르면 사립학교법 5조1항은 [학교법인은 그 설치, 경영하는사립학교에 필요한 시설, 설비와 당해 학교의 운영에 필요한 재산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학교법인의 학교경영 재산 기준령}은 [학교법인은 연간 학교운영경비(인건비를 제외한 경상비, 보통 연간 학교예산의 50-60%)의 10배 이상에해당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그 기준을 설정했다.이 규정에 따를 경우 학생수 2만명의 사립대학은 연간 학교운영경비가 4백여억원에 달해 적어도 4천억원이상의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그러나 전국적으로 재단재산규모가 5위안에 든다는 Y대학조차 학생숫자가2만명을 넘으면서도 재단자산은 기준의 10분의1에 불과하며 그외 대부분 대학은 그 보다도 못한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기준령의 시행규칙이 그 상위법령인 기준령 규정을 무시하고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최저기준액을 학생 1인당 20만원으로 낮춰 설정,2만명 규모의 대학 경우 40억원대만 보유하면 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수익이 전혀 생기지 않는 임야 등을 수익용 재산으로 인정함으로써 학교운영비 지원을 거의 불가능케하고 있기도 하다.

이 제도를 운용하는 교육부 역시 이 문제에 무관심, 전국적으로 연간 3만명가까이 대학 및 전문대학 모집정원을 늘려주면서도 추가 재산확보를 요구하지 않아 연간6천억원 규모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가 매년 안되고 있다.이로인해 몇백명 규모로 출발한 대학들이 몇만명규모로 성장하면서 학생들의등록금을 무리한 학교확장에 투입, 결국 학생교육이 부실화하는 결과를 낳고있다.

또 학교설립요건이 이같이 느슨하자 대학을 기업체같이 인식, 수익사업체로생각하고 투자하는 경우까지 있어왔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감사원 부정방지 대책위원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 대학이 사정 첫번째 대상이 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학관계자들은 [이제 국제경쟁시대를 맞아 국가장래가 대학의 질(질)에 좌우되게 된 만큼 대학 바로세우기가 시급하고, 대학진학자 감소추세도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대학설립및 증원에 따른 지원정책 보다는 기존대학 내실다지기가 우선돼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