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은 실로 참혹했다. 새정부가 들어선 후의 대형사고들중 제1탄은 구포역 가까이에서 달리던 기차가 지하로 구겨박히면서일어났고 제2탄은 여객기 한대가 목포부근의 산정에 충돌한 것이고 제3탄이이번의 침몰사건이다.이처럼 대형사고가 육해공에서 골고루 일어났으니 다음은 지하에서 일어날차례라고들 말이 돌더니 그 말이 돌기 시작한지 며칠만에 과연 서울지하철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작은 사고에 그쳐 다행이었지만 이 사고는 지하철 보수공이 철로를 손본뒤 자동장치를 잊은데서 일어났다.
*부실공사 건물 많아*
엊그제는 필자 자신이 비슷한 원인의 사고의 피해를 당했다. 내 연구실 부속실에는 바닥에까지 시료, 문헌, 도면 기타자료가 깔려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이들이 모두 물에 잠겨 있고 온 방바닥이 한강이 되어 있는것이 아닌가! 황급히 수습을 한뒤 원인을 알아보니 수도공이 공사를 한뒤 잠글 것을잠그지 않은채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30년을 회고하면 이보다 더한 숱한 사고를 연구실에서 당했다.겨울에 얼어터진 수도관이 날이 풀려 해빙이 되면서 온 건물 바닥을 홍수로만들어버리기 몇번이었던가! 거의 매년 그런 변을 당해온 것이 사실이나 최근개선되었다.
건물치고 부실공사 아닌것이 있던가? 하고 나는 회상한다. 건물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에 이층에서 물을 쏟으면 그 물은 천장 어딘가에 있게 마련인 구멍을 타고 폭포가 되어 아래층 연구실로 쏟아진다. 여러해를 두고 메모해둔 노트가 물에 잠기기 몇번이었으며 여러 달을 두고 공들여 그린 도면이 폭포아래깔려버리기 몇번이었던가! 한심한 30년 세월을 이렇게 살아왔다. 유수한 국립대학이 이지경일 때에는 다른데는 말할 나위 없으리라. 와우 아파트처럼 통째로 내려앉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사고원인 곳곳 도사려* 도처에 사고의 원인이 무수히 잠복하고 있어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것이 이상한 그러한 구조에 몸을 의탁하고 사는 우리인지라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요행이라 할 것이다. 곳곳에 있는 사고의 원인들을하나하나 제거해 나가야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오랫동안 비가 새는 집에서 살아왔다. 건축을 맡았던 목수는 찾을 길이 없고 집이란 한번 새기 시작하면 고치기가 극난하다.지붕을 뜯어고칠 돈이 생기기를 기다려 보아도 국립대학의 봉급은 좀체 오르지 않는다. 절망적으로 새는 방에 누워 [무괴옥루(무괴옥누)라!] [부끄러울것 없으니 집에 비가 새는 것!]하는 옛말로 자위하며 지난 십여년을 살아왔다.아무리 자위해도 장마철에 방바닥으로 폭포가 쏟아질 때는 화가 난다. 더욱이 새 정부가 몇십억 몇백억 하는 무수한 부정축재를 샅샅이 뒤집어 보였을때수양이 된 것같이 자부하던 나 자신도 손끝에 일이 잡히지 않음을 느낀다.가난이 자랑스럽게 느껴지지를 않고 오히려 초라해 보이니!*반칙없는 사회되게*
왜 하필 큰 사고들이 새정부가 들어선 뒤에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부정부패 척결의 현장을 구경하면서 사람들이 반쯤 혼이 나가 있지나 않은지? 나같이 물욕을 꾸짖고 정신을 주장하는 사람 마음이 들뜨고 화가 치밀 때에는대중들은 무의식으로나마 더 착잡해질 것 같다. 그것이 사고로 연결되는 것이나 아닌지? [다 엉터리구나! 나도 좀 그래 보자!]하는 기분이 전염병처럼돌고 있는 것으로 내 눈에는 보인다.
곧이 곧대로 뛰다가 경주에 뒤진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제부터는 반칙 없기 하자]하는 구호가 억울하게 들릴 수 있다. 허탈해질 수 있다. 그러나 온사회를 위하고 나라를 위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고쳐먹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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