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토를 그려놓은 지도를 보며 묘한 감상에 빠져든다. 하나는 조선조후기에 만들어져 규장각에 보관됐던 동여도이고 다른 하나는 국토개발연구원이 제작한 전국땅값지도이다. *전자는 세로 7m, 가로 3.2m의 채색 필사본인데현존 고지도중 가장 세밀하고 정확한 것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동여도를 기본으로 판각했다고 추정하리만큼 정교하다. 전도의 산과들, 고을과 강줄기에 너그럽고 유장했던 {조선조인}들의 모습이 겹친다. *한편 93년 공시지가기준으로 꾸며진 땅값 지도는 각박하고 살벌하기까지 한 오늘의 한국인 상이떠오른다. 서울땅, 부산땅, 대구땅값이 다르고 호남평야, 강원 산야의 색깔이 다르다. 담배 한개비 값인 평당 40원에서 최고 50만원의 층어리에, 그 위로 더 얼마나 비싼지 모를 땅값들이 암시됐기 때문이다. *땅값지도에서는 한국인의 땅욕심, 여기서 번지는 온갖 갈등과 분요와 범죄를 연상한다. 땅으로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애간장을 말렸으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파탄을맞고 교도소를 가고, 전락했던가. 모르긴 해도 불화요인의 절반은 땅 때문이란 느낌이 든다. *9만8천평방킬로미터 남짓한, 실로 손바닥만한 남한 땅을 놓고 서로 땅뺏기 싸움을 지속하는 형국이다. 전국땅값지도서 고약한 환상과 환청을 보고듣는 이유가 된다. {땅은 나라의 것이다. 그래서 국토라 한다...}이런 확신을 갖고 살게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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