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이상 탑승지연 승객울상

입력 1993-10-25 12:49:00

파리북서방향 80km떨어진 인구6만의 보베시는 2천년역사를 지닌 고도로서 백년전쟁당시 잔다르크가 영국군을 격퇴, 승기를 잡았던 현장이다. 이곳 띠예공항은 국내선 비행장이지만 최근 에어프랑스(AF)파업의 여파로 드골공항일부와오를리공항 국제선의 공항기능마비로 인해 미국행등 일부여객기의 {임시공항}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이곳마저도 언제 {빨간불}이 켜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없다.한국시각 24일 오후7시 현재 이곳 미국뉴욕행 AF004편 승차권을 구하기 위해줄을 서 있는 승객들(대부분 미국시민들)은 AF직원들이 30분도 채 남지않는촉박한 시간인데도 준법태업(느린작업)을 하는데 격분, 격렬한 항의를 하고있으나 항공사직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똑같은 {슬로템포}를 반복하고있다.

그나마 10분이 지나면서는 아예 몇명의 직원들마저 사무실내로 잠적(?), 승객들의 거친 항의와 대AF영어욕설이 난무, {무책임한 프랑스}로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시내경찰들이 출동, 삼엄한 분위기가 지속됐다.이같은 최악의 사태를 빚고 있는 AF사는 지난해 33억프랑(6억5천만달러)의결손을 봤고 금년은 55억프랑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베르나르 아탈리회장은 오는 95년까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4천명 감원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이에 항의를 하는 직원들과 회장과의 팽팽한 대립이 좁혀질 기미는 전혀 없다.

AF직원인 샤갈씨(여)는 승객들의 불만에 대해 [나로선 이들의 불편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나 도리가 없다] 그녀는 [파흐동](미안)하고 허겁지겁사무실안으로 피해버렸다.

벌써 10시간이상 지연되도록 탑승을 못한 여승객들. 일부는 흐느낌속에 목이메어있고 다혈질 승객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항공스케줄을 놓고 잠적한 공항직원들을 찾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마치 범죄용의자를 추적하는 형사의 모습이 연상되듯|.

이날 공항을 나선후 파리시내로 들어오는 시골마을 곳곳엔 {GATT VETO}(반대)등 농민들의 대미 농산물협상을 반대하는 각종 대미비난구호가 걸려있었다.공항에서 미국시민들을 이리저리 피하는 AF직원들의 분위기와 묘한 대조를이루는 불.미양국의 현주소를 보면서 {프랑스 정국의 위기}를 실감해보는 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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