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청첩장에 온라인

입력 1993-10-15 00:00:00

*일요일 또는 휴일에 치러지는 청첩장을 받으면 그리 달갑지 않다. 마땅히축하해주어야 할 길사인데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것은 어인 까닭인가. 푹쉬거나 등산.낚시.여행등 즐겨야 할 휴일을 {필삼}이란 이유 하나로 온통 날려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샐러리맨중에는 {휴일예식 절대 불참} 원칙을 세워둔 이도 더러 있다. *역술가들은 오미합(오미합).오술합(오술합)에 해당하는날을 손없는 날이라 하여 대길일로 친다. 길일은 자주 토.일과 겹쳐 대혼일교통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대구시의회 박승국의원은 지난 3월 "결혼청첩장에 온라인번호를 기재하자"는 요지의 가정의례준칙 개정방안을 정부에 건의한바 있다. 그는 신문의 기고문에서 "세금고지서나 다를바 없는 청첩장 남발은교통유발요인일 뿐아니라 그게 바로 허례허식"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건의는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첩장에 온라인번호를 기재하는 일은 누군가가 해야 한다. 그 일은 높은 자리의 힘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신문학을 전공하는어느 교수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온라인번호를 적으면 얌체스럽고 번호없는 청첩장은 뻔뻔스럽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문민정부는 한풀이식 사정으로 개혁을 선도해 보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사회구조와 제도는 전혀개혁되지 못한채 륙.해.공에서는 대형참사만 연속으로 터지고 있다. 개혁은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 청첩장에 온라인번호적기도 큰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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