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 일찌감치 출입통제...수천명 씁쓸한 귀가

입력 1993-10-12 08:00:00

[문열어. 안열면 부순다] [안돼요. 입장할 수 없습니다]11일 오후2시 제74회 전국체전 개회식이 열리고 있는 광주메인스타디움에는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미처 입장못한 수천명의 시민들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김모씨(65.광주시 서구 대방동)는 대통령경호원과 경찰에 입장권을 흔들어보이며 안으로 들여보내줄 것을 사정하다 끝내는 분통을 터트리고 출입구앞에주저앉았다.

김씨할아버지는 이날 새벽 {개회식}에 참석해달라는 동사무소직원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동네노인 10여명과 함께 오전 10시30분쯤 인솔공무원을 따라집을 나섰던 것.

그러나 김씨는 오후 1시40분쯤 운동장에 도착했을때는 굳게 닫힌 출입구창살과 몰려있는 시민들의 고함소리로 가득한 북새통밖에 볼 수 없었다.운동장안내실로 찾아갔더니 광주시에서는 운동장에 관객이 차지 않은 것을우려, 행정조직을 동원.입장권 수천장을 더 발행해 주민모으기에 나섰다는 것.또 개회식에 참석하는 대통령경호의 편의를 위해 개회식직전 1시간도 훨씬전에 셔터문을 내려놓고 출입을 막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노인들외에 타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도 {광주시의 구태의연한 주민동원}과{문민대통령의 편의}때문에 좋은 구경거리를 놓친채 하루를 공치고 말았다. 운동장밖에 쪼그리고 앉아 안에서 흘러나오는 장엄한 팡파르에 귀기울이던 노인들은 {문민시대의 첫 체전}임을 그토록 강조하던 광주시의 태도에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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