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로부터 빌린땅

입력 1993-09-27 00:00:00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삼천리 강산 아름다운 땅'이므로 깨끗하게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내가 주인인데 자식들에게 혜택을 베푼다는 생각이다. '약간 오염된 땅이라도 고맙게 알고 받아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래가지고는 환경공해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다.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우리의 후손으로부터 빌려서 쓰고 있는 땅이다. '주인'으로부터 오염 안된 깨끗한 땅을 빌렸으니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것은 빌려 쓴 자의 임무이다. 남의 물건을 썼으면 원래대로 깨끗이 돌려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지지난 주에 '지구 대청소'행사가 매스컴에서 많이 보도되었다. 세계적으로79개국에서 3천만명이 이 행사에 참가하였다고 하는데 '행사'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년6월 지구환경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아파트의 쓰레기분리 운동이 한창이었고 아파트의 쓰레기투입구까지 막았으나 근래에 와서는 분리수거가 잘안되고 있다. 이유는 분리수집해 놓아도 폐품수집업자가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문제는 '운동'차원에서는 지속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도록 정부의 시책이 유도하여야 한다.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1천만개의 폐 타이어가 발생하고 있는데 ??명의 지정수거업자의 힘으로는 그중에 32%정도밖에 수거못한다.

수집된 폐타이어는 재생타이어제조, 연료용, 재생고무 및 밧줄제조, 토목공사등 초보적인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시멘트 제조 연료용 폐타이어의 수요만도 막대하여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를 전량 소비할 수가 있고 또 시멘트제조원가도 15%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실천이 안되고 있다. 일본의경우는 폐 타이어의 86%를 회수하여 그중에 수출(20%), 시멘트 연료(18%),보일러 연료(13%), 금속제련(8%)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고철은 강철제조 원료로 연간 1천1백만t, 약1조원어치가 소요되는데 국내에서 회수한 고철은 60%정도 뿐이고 나머지는 고철을 수입해서 쓴다. 국내의 고철수집과정이 영세하고 비능률적이어서 고철값이 일본(t당 27달러), 미국(86달러)에 비해서 엄청나게 비싸니(1백달러) 강철제조업자가 국내고철을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쓰고 버리는 우유팩이 연간 약 60억개 쓰이는데 그중에 재생못하는 테트라팩(은박지 코팅)이 18억개(3분의1)나 되고 나머지 42억개의 카튼팩(비닐 코팅)중에서 겨우 4%만이 화장지로 재생되고 있으면서도 제지원료로 우유팩 자투리를 연간 33억원어치나 수입한다고 한다. 우유팩 재생화장지는 전체화장지시장의 1.5%(45억원)밖에 차지못하면서도 더 신장을 못하고 있다. 폐지(폐지)도43%정도 밖에 회수 안되고 있으면서도, 국내 제지회사의 원료용 폐지수요의40%(3억달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폐 플래스틱의 재생률은 16%에 불과하다고 한다.

환경공해를 줄이는 세가지 방법은 '적게쓰고, 다시쓰고, 재활용'하는 것이다.첫째로 원자재를 적게 쓰고도 효과를 내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수세식변소에 물을 적게쓰는 기술(항공기내의 화장실처럼)이 개발되어야 하겠고,적게 쓰는것이 사용자에게 큰 혜택을 주도록 해야 하겠다. 둘째로 빈병과 각종 용기는 다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되어야 하겠고, 셋째로 재활용하기위한 회수경로가 능률적이고 경제적이라야 한다. 재사용과 분리수거가 생활화 되어야 하겠다.

폐수처리, 공기정화장치등 환경산업은 연간 5조원규모인데 가장 유망하게 급성장하는 산업이다. 기술이 더 발달되어서 더 싸게 더 잘 처리하는 시설이 많이 생산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고의적인 환경오염행위는 경제적으로 극히불리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서 견딜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품질마크 'Q'보다 환경마크 'E'제품이 더 잘팔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환경개선이 안되면 경제발전이 지속될수 없고, 오염된 환경속에서 우리 자손들은질식사 할것이다.

후손들로부터 빌린 땅, 깨끗하게 돌려주는 것이 빌려준 사람에 대한 우리의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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