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돈이 전부인가

입력 1993-09-22 08:00:00

금융실명제다 공직자 재산공개다 해서 온나라가 돈문제때문에 떠들썩하다.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돈 때문에 수난을 겪는 사람은 돈이 없어 고생하는서민들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이다.금융실명제 실시로 나라전체가 시끌했지만, 있는 자.가진 자들의 관심거리였지 가명이나 차명으로 감추어 둘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서민들의 삶은 언제나 고달프고 힘들다. 자식들 등록금 걱정, 아픈 가족이라도 생기면 병원비 걱정, 집세 걱정등 빠듯한 월급받아서 식구들과 살아나갈 걱정은 끝이 없다.

그러나 가진 자들은 부동산 투기를 비롯한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서민들이상상도 할수 없는 몇 억원대씩의 돈을 눈깜짝할 새 벌어 대궐같은 집을 짓고,고급 승용차를 타고 골프장 출입이나 하고, 근로자들의 몇달분 월급을 하루저녁 유흥비로 사용한다고 한다. 하물며 공직을 맡고 있는 정치인들이나 고위공무원들마저 나라와 국민이야 어찌되든 직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기에급급하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돈 벌어서 내가 쓰는데 무슨 군소리냐고 반문하겠지만, 세계의 어느 자본주의 국가에서 소수의 부유층과 특권층이 온나라의 땅과 돈을 송두리째 독차지하려고 하는 곳이 있다던가. 우리나라에서나 찾아볼수 있는 왜곡된 천민 자본주의의 현상이다.

돼지에게 진주가 아무 소용이 없듯이 정신이 텅비어있는 자들의 금고에 수십억원의 돈이 채워져 있다한들 어찌 그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겠는가. 인간이살아가는데 돈은 없어서는 안될 것이지만 정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풍요로운 정신과 건강한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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