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알맹이 빠진 고서보다 딴 선물 관심둬야

입력 1993-09-13 08:00:00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방한선물에 대해 그 내용물이 무엇인가를놓고 우리국민들의 저울질은 유독 궁금증을 더할 것으로 여겨진다.양국의 현안이 별로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불양측은 고서반환을 염두에두고 수면하에서 상당한 교섭진척을 보여왔다고 할수 있다. 한국측은 고서반환요구에 곁들여 {직지심체요절}과 {왕오천축국전}도 프랑스측에게 일괄반환의 운을 넌지시 띄워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고서외에는 {거의 부가}라는 반응을 받아왔다.고서를 뺀 나머지 두가지는 그럴만한 연유가 있다. 세계최초 금속활자본인{직지심체요절}은 19세기말 플랑시 당시 불공사관의 서기관이 서울거리에서수집했고, 신라스님 혜초의 인도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은 불탐험가 페리오가 중국돈황석굴답사중 수집한 것이므로 {약탈}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합법적 성격의 이 두가지 문화재반환에 따른 복잡한 절차등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양국정상의 견해는 그리 쉽게 좁혀지지 않을것 같다.

문제는 문화재반환 성과도 좋지만 양국간 격차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대불무역역조와 EC시장 돌파의 높은 문턱이다.

금년들어 6월말까지 대불무역적자는 3억6천만달러 수준이다.수출 품목도 신발, 섬유, 전자, 자동차가 대부분으로 품질 또한 중국, 동유럽, 중동제품들에 비해 추월당하고 있어 새로운 양상의 수출전략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기술}하면 독일을 연상했다. 그러나 프랑스 또한 기술과공업분야에서 독보적 우위를 지닌 첨단품목이 상당히 많다. TGV이외에 가령닷소항공의 미라주전투기, 스에크마의 항공기 엔진, 에어로 스파시얼의 에어버스를 포함한 항공기제조와 미사일 생산 노하우, 톰슨전자의 레이더 맘, 론프랑의 화공분야제품, 엘프사의 석유탐사 기술등이 바로 그런 성격의 해당분야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교우위 분야에 대한 기술국산화에 주력해 미테랑대통령에 대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프랑스의 기술 지원을 설득하는 외교력을 구사, 실익을 도모하는 국가적 과업에 국민전체의 컨센서스가 모아져야 하는 것이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