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의견개진 부쩍 늘어

입력 1993-08-28 08:00:00

{보통사람들}도 말문을 열기 시작한 것일까. 전에는 자신이 직접 관련되지않은 일에는 거의가 공개적 의사표시를 꺼렸던게 사실. 정치문제는 물론이고사회문제 조차 마찬가지였다. 모른채하거나 으레 그런 것이라고 지나치기 일쑤였다.{말문을 연}사회 변화를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곳이 보도 매체들.매일신문사경우 고국돈벌이에 나섰다가 성폭행 당한 중국교포여인 얘기가 신문에 보도된후 26일 독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분노의 전화도 많았으나 적잖은 사람들이 피해자를 돕겠다고 신문사로 직접달려오기도 했다.

경부고속전철이 대구구간을 지상통과한다는 본지단독보도 이후에는 후속보도와 비판을 요구하는 전화가 줄을 이었다.

외부필자가 쓴 조선총독부건물 철거에관한 칼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대구북성노공구상인이라고 밝힌 한 독자는 당장 필자와 민족정기에 관한 토론을 벌이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찬성과 반대 표시도 격렬해졌으며 어려운 이웃 얘기엔 전보다 훨씬 많은 성금이 몰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실명제실시.순국선열유해 봉환등 일련의 굵직굵직한 보도 이후에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사회심리학자정철수박사는 [시민사회로 발전하는 크게 바람직한 변화]라고 환영했다. 정박사는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인양 지배하는 시대에는포기심리로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으려 한다]며 정의와 민족정기가 되세워질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확고해진 뒤에야 올 수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사회학자 이종오교수(계명대)는 [개개인들의 이러한 의사표시를 잘 수렴해반영할 수 있는 장치가 뒷받침돼야 그 힘이 곧바로 건강한 시민사회형성에 기여하는 쪽으로 발전,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시민사회는 바로 구성원인 시민들의 공동체의식과 참여정신으로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시민단체들이 더욱 활성화, 다양화돼 이들 의사표시를수렴, 반영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