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은 대부분 자존심이 강하여 진지한 우정을 나누지 못한다. 수평적인우정보다도 수직적인 사제관계가 이들 사이에서 통용되어 왔다. 특히 철학자들은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이념속에 갇혀 참된 친구를 갖기 힘들다. 그러나예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철학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그러하다. 두살 아래인 엥겔스가 마르크스를 만나기 위해 {라인신문} 편집실을 찾은 것은 그의 나이 22세때였다. 이때 엥겔스는 마르크스를 만나지 못했고 2년후에 파리에서첫 대면이 이루어진다. 이때부터 둘사이의 우정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억눌리고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념이 무엇보다도 이들을 굳게 결합시켰다. 두사람은 공동으로 많은 철학책을 저술하였다. 공장주의 아들이었던 엥겔스는 가난하게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마르크스의 생활비를거의 부담하였다. 엥겔스가 없었으면 마르크스의 저술활동이 불가능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엥겔스는 항상 겸손하였다. 그는 돈의 지출보다도 오히려 마르크스의 저술활동에 더 관심을 쏟았다. 마르크스가 죽은 후에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저술들을 출간해 주었고, 마르크스의 자녀들까지도 배려해 주었다. 이들의 우정은 슬플 때 만나서 위로하고 술이나 마시는 그런것이 아니었다. 각자의 돈과 명예를 계산하는 우정이 아니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도 자기의재산을 친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인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남녀를 불문하고 참된 인간관계는 사회적 이념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그것은변하기 쉬운 감정을 극복하고 사소한 이해관계를 벗어나 인류를 위해 일할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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