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정선열혼의 환국

입력 1993-08-04 08:00:00

우리나라 헌법전문 앞부분엔 {유구한 력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림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는 건국이념을밝히고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그 근원이 3.1운동직후 조국광복을 위해 상해서 조직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인 것이다.그런데 이 임시정부는 8.15광복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소 두나라의 인정을받지못해 환국을 할 수 없는 기구한 정부가 됐다. 이때문에 많은 임시정부요인들도 개인자격으로 환국해야했고 광복을 보지못하고 눈을 감은 요인들은 이역땅에 계속 묻혀있어야만했다.

조국광복 반세기가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많은 임시정부요인들의 영령이 남의 나라땅에서 맴돌며 환국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내일 박은식, 노백린, 신규식, 안태국, 김인전선생등 임정선열5위의 유해가 뒤늦게 고국에 돌아온다.정부는 5위의 선열이 환국하는 것을 기리기위해 오는 14일을 국민제전일로정하고 엄숙한 영결식을 거행한뒤 국립묘지에 안장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임정영현들이 국교가 단절돼있던 중국에 안장돼있어 환국추진이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다가 중국과의 수교를 계기로 지난90년부터 이상룡임정대통령을 비롯한 23위의 선열유해가 환국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을비롯 러시아, 미국, 일본등지에 서재필, 안중근, 양기탁, 윤동주선생등 선열의 유해가 이역땅에서 환국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번 선열5위의 유해가 환국하는 것을 계기로 현재 환국을 못하고있는 선열유해들도 빠른시일안에 환국토록 온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할 것이며, 이미 환국한 선열들에 대해선 영현들이 고국땅에 편히 잠들수있게국민들이나 정부가 할일을 제대로 했는지도 돌이켜봐야겠다.국가보훈처가 확인한 해외에 안장돼있는 선열유해는 1백15위로 지난해까지환국한 유해가 23위이고 아직 해외에 있는 유해는 87위인데 이중 66위는 소재파악이 안되고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통계는 지금까지 우리 후손들이 선열들에게 제할일을 다하지 못한 명확한 증거로 부끄럽기 그지없는 실상이다.이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외롭고 비참하게 남의 나라에서 숨져야했던 많은선열들의 한을 풀어주도록 우리는 할수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할 것이다.또 헌법전문에 나라의 법통임을 밝혀놓고도 그 존엄성과 정통성을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었던 임시정부의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봐야할 것이다.

임시정부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한 뿌리이고 임정에서 일했던 선열들은그 뿌리를 가꾸어낸 우리국민들이 가장 존경해야할 대상들이다. 우리는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선열들에 대한 존경심을 더욱 선명하게 뇌리에 새기면서 환국하는 선열5위의 유해를 엄숙하고 경건한 몸가짐으로 맞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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